"민원 사주 범죄자가 적반하장으로 공익신고자를 범죄자로 규정"
"신분 드러내는 이유, 국회 국정 감사 등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
"국민 앞에서 당당하게 해명하지 못한다면 공직자 자격 없다" 사퇴 촉구도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열린 '류희림 방심위원장 민원사주 공익신고자 공개 기자회견'에서 지난해 12월 류 위원장의 '민원 사주' 의혹을 국민권익위원회에 부패 신고한 방심위 직원이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방심위 직원인 지경규 방송심의국 지상파방송팀 차장과 탁동삼 명예훼손분쟁조정팀 연구위원, 김준희 언론노조 방심위지부 지부장은 25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원 사주 범죄자가 적반하장으로 공익신고자를 범죄자로 규정하고, 권익위와 경찰은 권력의 시녀가 되어서 진짜 범죄자를 비호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류 위원장의 가족과 지인들이 지난해 10월 방심위에 '뉴스타파 김만배-신학림 녹취파일'을 인용한 MBC 등 방송사의 보도를 '가짜뉴스'라며 민원을 넣은 사실을 지난해 12월 권익위에 최초로 제보했다.
권익위는 지난 7월 류 위원장의 이해충돌 위반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며 해당 사건을 방심위로 돌려보냈다.
이후 류 위원장이 신고자 등을 대상으로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면서 이들은 지난 1월과 9월 두 차례 압수수색을 받는 등 수사 대상이 됐다.
지 차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해당 의혹과 관련해 "23년 9월 4일부터 뉴스타파 인용 보도 관련된 민원이 방심위로 들어오기 시작했다"며 "확인 과정에서 특정인 중심으로 다량의 민원 내용이 유사 구조로 들어온 걸 확인했다"고 상기했다.
그는 "민원 신청의 배후에 조직적인 역할이 없다면 이런 현상은 없다고 당시 생각했다"며 "'입틀막' 심의 시발점이었던 류 위원장의 의혹에 대한 철저한 수사는 억눌린 언론의 자유를 회복하고, 공익 신고 제도의 도입 및 운영의 취지를 되살리는 최선의 방법"이라며 수사기관의 수사를 촉구했다.
올해 초 류 위원장의 '보복 인사'로 팀장에서 좌천되었다는 탁동삼 연구위원은 "저희 회사는 무엇보다 정당한 원칙과 절차에 기반하여 운영되어야 한다고 믿었고 그렇게 하기위해 노력했다"며 "위원장의 민원 사주로 셀프 심의와 징계가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도저히 방관할 수 없었다"고 언급했다.
탁 연구위원은 "신분을 드러내는 이유는 국회의 국정 감사와 앞으로 생길 수 있는 국정 조사 등을 기대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지금이라는 간절한 생각 때문"이라며 "공익신고자로서 당당히 신분을 밝히고 조사에 응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류 위원장의 민원사주에 대해서도 동등하게 수사하고 조사해달라"며 "류 위원장이 경찰수사가 진행중이라는 이유로 가족과 지인으로 구성된 민원인 뒤에 숨어있지 못하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김준희 지부장은 "사건의 본질은 여론조작을 목적으로 방심위원장이 심의 시스템을 사적으로 침탈한 업무방해사건으로 직권남용"이라며 "방송 심의와 공익신고 시스템의 붕괴, 공정한 수사를 받을 수 있을 거라는 신뢰의 붕괴, 이 모든 부조리들을 목격하면서 자괴감에 빠지지 않을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아울러 "우리가 당당하게 공개한 민원사주의혹에 대해 류 위원장의 답을 듣고자 이자리에 나섰다"며 "류 위원장에게 묻는다. 가족과 지인들의 민원에 관여했지 않나. 국민 앞에서 당당하게 해명하지 못한다면 공직자 자격이 없다. 지금이라도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13일 국회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의 청부 민원과 공익신고자 탄압 등에 대한 청문회 실시 계획의 건'을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 단독으로 의결했다. 해당 청문회는 오는 30일에 개최할 예정이다.
이에 국민의힘은 민원 사주 의혹을 수사하는 경찰 간부들을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시키는 것은 직권남용에 해당한다며, 청문회 개최를 의결한 과방위 위원장과 야당 간사를 고발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