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섭 "한동훈, 김대남 녹취에 '공력' 너무 써...'배후 있다면 안 참아' 시그널"

김재섭 "김대남 스스로 과잉 충성한 사람…정치적 입지 있지 않아"
"대통령실에서 배후 지시 있었다면 '참지 않겠다' 시그널"
"특검 추천권 등 반박 논리 무력화시킬 법안 오면 걱정"
"김여사 특검법 부결될 것, '김 여사 잘하고 있다' 메시지는 아냐"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은 4일 김대남 전 대통령실 선임행정관의 녹취록 파문과 관련해 "김대남이라는 사람 자체가 여당 대표가 그 정도로 힘을 막 써야 될 만한 정치적 입지가 있는 사람은 아니다"며 "한동훈 대표가 공력을 너무 많이 쓰시는 느낌"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그전에 뭘 했는지 모르겠지만 그냥 본인 스스로가 과잉 충성하는 사람인 것 같다. 그러고 나서 한 자리에 얻은 그런 사람"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의원은 "실제로 대통령실과의 어떤 관계가 있었고, 대통령이 배후에 있는지 여부도 불확실한 상황에서 김대남이라는 사람 자체는 그렇게 대표가 힘을 쓸 인물이 아니다"며 "대통령실에서 만약 배후 지시가 있었던 거라면 '나도 참지 않겠다', 이런 분명한 시그널을 주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 공력 오히려 딴 데 쓰실 일이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친야 성향 유튜브 채널 '서울의소리'가 공개한 녹취에 따르면 김 전 선임행정관은 지난 7·23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서울의소리와 통화에서 "김건희 여사가 한동훈 후보 때문에 죽으려고 한다. 이번에 잘 기획해서 (한동훈 후보를) 치면 여사가 좋아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한동훈 대표의 지시에 따라 전당대회 당시 서울의소리에 한 대표를 공격해달라고 사주했다는 의혹을 받는 김대남 전 선임행정관에 대해 감찰 절차에 착수하기로 했다. 이번 주 안에 윤리위원회 구성을 마무리한 후 윤리위 차원에서 김 전 행정관에 대한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한편 대통령실은 3일 언론 공지을 통해 "대통령 부부가 김대남과의 친분이 전혀 없음을 밝힌다"며 녹취록으로 불거진 한동훈 대표 '공격 사주' 의혹을 일축했다.

대통령실은 "녹취록을 근거로 대통령실과 당의 갈등을 조장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며 "근거 없는 주장과 무분별한 의혹 보도에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김건희 특검법 재표결 결과 부결될 것이라고 예상하면서도 "민주당이 법안의 위헌성을 제거하고 적극적인 협상에 나서 합리적인 수준에서 특검 추천권도 국민의힘, 대통령실과 공히 논의하면서 하겠다고 하고 충분한 논의 과정을 거치면 국민의힘 입장에선 굉장히 곤란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김 의원은 "김 여사 특검법 목적이 보수 진영을 탄핵하기 위한 수단인 게 너무 명백하기 때문에 못 받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언제까지 이럴 거야'라는 문제의식은 분명히 있다"며 "어쨌든 표지를 바꾸고 내용을 바꿔서 반박 논리를 무력화시킬 법안을 가져올 텐데, 그게 제일 걱정"이라고 했다.

이어 "한동훈 대표 입장에서도 반대 명분이 사라질 수 있다. 한 대표도 저도 절차적인 문제나 위헌성 이런 것들을 지적해 왔지, 김건희 여사에 대한 윤리적인, 정치적인 문제가 없다고 이야기하지 않고 있다"며 "이런 것들은 제2부속실이든 특별감찰관이든 사과든 수사든 어떤 방식으로든 해소해야 된다. 그래서 출구전략은 분명히 있어야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법안의 위헌성 때문에 양심상 거부하지만 여사 문제는 심각하다, 이대로 가져가면 앞으로 지방선거도 어려울 거고 대통령 국정과제가 자꾸 이걸로 흐려지는 느낌들이 계속 든다. 이에 대한 우려가 의원들 사이에서도 꽤 제법 있다. 사과 촉구나 제2부속실 마련 등을 제가 나서서 이야기한 것뿐이지 많은 의원들이 저와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의원들이 대통령실에 '김여사 사과하시라', '재발방지책 내시라' 공개적으로 얘기 못하는 이유에 대해 "잘 모르겠다. 친윤계면 대통령과의 관계도 있을 거고 솔직히 김 여사 문제를 꺼내는 게 마치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아주 금기시되는 일처럼 된 게 오래됐다"며 "지금의 침묵이나 법안 폐기가 절대 '김건희 여사 잘하고 있다'는 메시지는 아니라는 건 분명히 말씀드리고 싶다"고 지적했다.

김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 사건 관련 검찰의 불기소 처분에 대해서도 "어느 국민이 불기소 처분에 납득을 한다 하더라도 여사에게 한 점의 잘못이 없다고 하는 분들이 몇 분이나 되시겠나"라며 "대통령실의 입장은 오히려 국민들을 더 화나게 하는 메시지"라고 꼬집었다.

여당 일각에서의 특검 잘못 받고 사과 잘못하면 대통령 탄핵의 문을 여는 꼴이라는 주장을 두고도 "그 말이 일리는 있지만, 김건희 여사가 사과하지 않고 혐의가 제대로 소명되지 않고 있으면 문이 닫히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여권에서 진실된 사과는 없었고 대통령은 '박절하지 못했다' 평가에서 끝났다. 탄핵의 문을 열지 않기 위해서라도 특검이 아니어도 김여사의 선제적인 조치들이 필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