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일 의원 "정권의 금융기관 인사개입 사태...임 회장, 괘심죄에 걸려"
임종룡 회장 "금감원장의 인사개입 아냐...내부통제 필요성 강조한 것, 공감해"
이정문 의원 "금융사고, 우리금융 전체 신뢰 바닥에 떨어뜨리는 중대 문제"
임 회장 "분파적이고 소극적 문화 있는 것 사실...음지 문화 없애도록 노력할 것"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10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 일반증인으로 출석해 우리금융을 둘러싼 여러가지 이슈 질문에 답변했다.［사진=MBC 방송 캡처］
우리금융그룹 임종룡 회장은 10일 손태승 전 회장 친인척 관련 부당대출과 관련해 '잘못이 있으면 자진사임하겠나'라는 질문에 "우리금융의 신뢰를 떨어뜨린 점에 대해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며 "제가 잘못해서 책임져야 할 일이 있으면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임 회장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 일반 증인으로 출석해 한 야당 의원의 이 같이 질의하자 "지금은 조직의 안정, 내부 통제 강화, 기업 문화 혁신 등 신뢰 회복을 위해 노력하겠다"면서도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이강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감장에서 "요즘 금감원과 우리금융의 관계가 상당히 묘하다"며 "이복현 금감원장과 (우리금융의) 관계 회복이 가능한 상태가 아닌 것 같다"고 운을 뗐다.
이어 "우리은행 금감원 조사 결과로 이사회에서 임 회장의 연임 여부를 결정하는 데에 사용하겠다고 밝혔는데, 임 회장의 자진사퇴설도 나오고 있는데 들은 게 있느냐"고 물은 뒤, "이게 언론에서는 이복현 원장에서 비롯된 신(新)관치라고 한다. 그리고 임 회장이 괘씸죄에 걸렸다고도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조만간 사퇴할 것인가?"라고 물었고, 이에 임 회장이 "우리금융이 신뢰를 떨어뜨린 점에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며 설명을 이어가려고 하자 이 의원은 "뒤에 질문이 있으니 나중에 하라"고 임 회장 추가 설몀을 잘랐다.
이 의원은 "우리은행 사태는 정권의 금융기관 인사개입 사태"라면서 "연임 문제를 고심하던 전임 손태승 회장을 주저 앉혔고,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을 그 자리에 앉히는데 이 원장이 상당한 영향력을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에는 이 원장이 임 회장을 내몰고 있다"며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 친인척과 관련된 부당대출을 전임이 아닌 현 경영진에 묻고, 부당대출과 관계없는 ABL생명과 동양생명 등 사안까지 거론하면서 사퇴를 압박한다. 여기에 더해 담당 국장을 불러 임 회장을 못 내보내면 우리가 옷 벗어야 한다고 말하는 등 뒷말이 무성하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 원장이 특정 금융회사 인사에 이렇게 깊이 영향을 미치는 상황이 맞다고 보느냐? 아님 부적절하다고 보느냐?"고 물었고, 임 회장은 "인사개입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자 이 의원은 "하지만 (임 회장은) 이 원장이 깔아놓은 판에 올라탔고,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는 형국"이라고 꼬집었다.
임 회장은 "최근 (이복현) 금감원장의 우리금융 언급은 부당대출 사건을 계기로 해서 기업 문화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내부통제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면서 "이에 대해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밝혔다. 이 원장이 우리금융에 대해 강하게 질타한 발언들은 경영진의 각성과 쇄신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이해한다는 취지의 발언이다.
한편 임 회장은 전임 회장의 부당대출, 또 다른 사건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절벽에 서있다는 심정으로 우리금융에 대한 내부통제, 기업문화를 바꿔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우리은행 금융사고는 우리금융 전체 신뢰를 바닥에 떨어뜨리는 중대한 문제"라며 "유독 우리은행에서 금융사고가 끊임없이 발생되는 원인은 무엇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에 임 회장은 "복합적 이유가 있는데 먼저 금융이 갈수록 복잡하고 디지털화 되어 가는데 내부통제 시스템이 이를 따라가지 못한다. 그리고 두 번째는 기업문화가 윤리를 바탕으로 서야 되는데 아직까지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았다"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이 두 가지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것이 사고의 재발을 방지하는 일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절벽에 서 있다는 심정으로 내부통제, 기업문화를 바꿔나가겠다는 뜻을 전했다.
임 회장은 우리금융 내 심각한 파벌문화로 인해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엔 "우리은행은 통합은행의 성격, 오랫동안 민영화되지 못한 그런 문제 때문에 분파적이고 소극적 문화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이런 음지의 문화를 없애야만 우리금융이 바로 설 수 있다는 생각으로 기업문화를 혁신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