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조사 통보된 기업도 받기 싫다면 연기할 방침
오대식 국장 "장부 은닉·파기 등 고의적 조세포탈은 엄정 처벌"
근로자가 20명 이하인 중소기업은 올해 상시 고용인력을 1명만 더 늘려도 최대 3년간 세무조사를 유예받을 수 있다.
또 이미 조사대상에 선정된 중소기업 중의 절반수준인 1500개 기업이 세무조사 유예혜택을 입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2005년 내국신용장에 의한 수출액을 포함해 연간 수출액이 매출액의 20% 이상인 수출 중소기업과 제조·광·농·축·수산·임업 등 생산적 중소기업의 경우는 올 한해 세무조사를 받지 않는다.
국세청은 4일 "국민이 공감하는 따뜻한 세정 실천의 일환으로 국가경쟁력 제고와 국민경제 활성화를 뒷받침하기 위해 일자리 창출 서비스업 등 국민경제에 기여하는 중소기업에 대해 세무조사 유예 폭을 대폭 확대하는 등 세정지원을 크게 늘리기로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국세청에 따르면 세무조사유예 대상 중소기업은 ▲서비스업 등 생산적 중소기업 ▲일자리 창출 중소기업 ▲수출 중소기업 ▲차세대 성장동력 중소기업 등이다.
조사유예 대상 생산적 중소서비스업은 ▲도로화물운송업 ▲해상운송업 ▲화물취급업 ▲창고업 ▲화물자동차터미널운영업 ▲화물운송주선업 ▲화물포장업 ▲운송관련서비스업(화물검수 및 형량서비스업만 해당) ▲기타 산업용 기계장비임대업(오락기 및 도박기계 임대업은 제외) ▲산업설비 청소업.
국세청은 이들 업종과 2005년 내국신용장에 의한 수출액을 포함해 연간 수출액이 매출액의 20% 이상인 수출 중소기업에 대해선 올 연말까지 세무조사를 하지 않을 방침이며, 올 연말 경제여건과 경영환경을 감안해 유예기간의 추가 연장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또, 일자리 창출 중소기업의 경우 지원대상을 지난해의 고용증가 10%이상(최소 10명)에서 금년도에는 5%이상(최소 1명)으로 조사유예 기준을 대폭 완화, 영세한 유망 중소기업이 최대한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일자리 창출 중소기업이 앞으로 2년간 조사유예를 받으려면 상시근로자(연평균)가 2006년에 전년比 5% 이상 증가한 중소기업으로서 올해 최소한 1명이상 신규로 고용했거나 고용계획이 있어야 한다.
올해 창업한 중소기업이거나 지방 중소기업에 해당되면서 일자리 창출 중소기업요건에 들어갈 경우는 오는 2009년말까지 3년 동안 세무조사를 피할 수 있다. 지방 창업중소기업은 5년간 유예되는 특혜를 받는다.
참여정부 출범 이후 정부와 민간 협력체제로 추진 중인 '지능형 로봇 사업단' 등 10대 차세대 성장동력산업 추진사업단 참여업체로 협약을 체결한 중소기업도 2008년말까지 2년간 조사를 받지 않는다.
국세청은 특히 조사가 진행중인 중소기업의 경우에도 조사유예기준에 해당될 경우 증거서류의 제출 지연 등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조사를 조기에 종결하고, 조사통지만 하고 조사에 들어가지 않은 기업은 납세자의 의사에 따라 조사를 연기해 줄 방침이다.
조세시효가 임박해 조사가 불가피한 중소기업의 경우는 일반조사에 비해 조사기간이 짧고(절반 수준), 금융추적이나 거래처 조사 등을 하지 않는 서면조사 위주의 간편조사가 실시돼 세무조사로 인한 부담이 줄어든다.
국세청에 따르면 매년 세무조사대상으로 선정되는 중소기업은 2700∼3000개에 이른다. 이와 관련 오대식 조사국장은 "국세청의 이번 조치로 조사대상으로 선정됐지만 조사유예를 받는 기업은 약 50% 수준인 1500개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오 국장은 그러나 "지원대상 기업인 경우에도 ▲탈세제보 등 구체적인 탈루혐의가 있는 경우 ▲조세시효 만료가 임박한 경우(가급적 간편조사 실시) 등 세무조사가 불가피할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조사가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상적인 생산적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조사를 유예하되 이로 인한 조사여력을 고소득 자영업, 투기성 부동산소득, 구조적 유통질서 문란 업종 등에 집중할 것이라는 것이 오 국장의 설명이다.
그는 "대표적인 세부담 불균형 세원과 세법질서 문란행위에 조사여력을 집중투입, 세무조사의 성실신고 담보기능은 더욱 제고해 나갈 것"이라며 "장부 은닉·파기, 이중장부 작성 등 고의적·지능적 조세포탈의 경우는 조세범으로 엄정 처벌하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