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엔 북한대표부, 러시아 파병설에 “근거 없는 소문”
이재강·김준형 “윤석열 정부, 더 확실한 정보 확보해야”
◆…북한이 러시아를 돕기 위해 우크라이나전에 대규모 특수부대를 파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지난 20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관련 방송 뉴스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이에 대해 한국 국회에서는 북한의 러시아 파병설에 대해 당사국 북한뿐만 아니라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조차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윤석열 정부가 더 확실한 정보를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이재강 의원과 조국혁신당 김준형 의원은 22일 오전 국회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북한군 파병설'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이 러시아를 위해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며 "당사국인 북한은 부인하고 미국과 NATO도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운을 뗐다.
앞서 국정원은 지난 18일 북한이 1만2천여명 규모의 병력을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미국 국방부와 NATO 측에서는 "사실이라면" 단서를 달면서 강한 우려를 표했지만, 파병 사실 여부에 대해서는 '확인할 수 없다'는 태도를 유지하는 분위기다.
이들은 "우크라이나 정부 주장을 우리 국가정보원이 받아쓴 정보인데 북한이 보냈다는 병력이 전투병인지 비전투병인지, 정말 군인이 맞는지 확실한 게 없다"며 "북한군 동향을 파악해야 할 국방부도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유엔 북한 대표부 외교관이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총회 제1위원회(군축·국제안보 담당) 회의에서 답변권을 얻어 "러시아와의 이른바 군사 협력에 대해 우리 대표부는 주권 국가 간의 합법적이고 우호적인 협력 관계를 훼손하고 우리의 국가 이미지를 더럽히려는 근거 없는 뻔한 소문에 대해 언급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라고 밝히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이어 "전쟁 앞에서는 냉철해야 한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우리 전쟁이 아니다"라며 "우리 정부는 어제 주한 러시아 대사를 초치하고 정부 고위관계자는 '우크라이나에 더 많은 살상 무기 수출' 가능성을 언급한다. 도대체 어쩌자고 이런 소동을 벌이는가"라고 날을 세웠다.
계속해서 "정부는 북한군 파병에 관한 더 확실한 정보를 확보해야 한다. 확실하지 않은 정보로 긴장을 키우는 건 위험천만한 불장난"이라며 "설령 북한이 실제 파병했더라도 우리가 나서서 우크라이나전에 개입하는 건 최악의 수"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국내 정치적 위기를 북풍으로 돌파하려는 시도는 이전에도 있었다. 윤석열 정권은 전쟁을 바랄 만큼 정치적 위기"라며 "윤 정권이 불러올 북풍이 어떤 재앙으로 이어질지 매우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한편, 주유엔 북한 대표부는 지난 21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총회 제1위원회 회의 중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설'과 관련한 한국 정부의 발표에 대해 "근거 없는 소문"이라며 첫 입장을 밝혔다. 이러한 주유엔 북한 대표부의 북한군 파병 관련 언급은 북한 당국의 첫 반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