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전당대회 출마하며 ‘제3자 특검’ 제안했는데
이재명과 회담서 합의 실패.. ‘특검 포기설’ 보도까지
장윤선 “채해병 특검 국민여론, ‘해야한다’ 수미일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현 당대표)이 지난 6월 23일 국회에서 당 대표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오는 30일 당대표 취임 100일을 맞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자신이 전당대회 과정에서 밝힌 '제3자 추천 방식의 채상병 특검법' 추진에 미온적 행보를 보이는 모양새다.
지난 9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1차 대표 회담에서 채상병 특검법과 관련해 합의를 도출하지 못한 상황에서, 한 대표가 취임 100일 이후 해당 사안에 대한 메시지를 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동훈, 제3자 추천 방식 '채상병 특검' 공약
한 대표는 지난 6월 24일 국회 소통관에서 국민의힘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하며 '채상병 특검법'과 관련한 질의를 받고 "제가 당대표가 되면 국민의힘에서 진실 규명을 할 수 있는 특검법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한 대표는 이날 "민주당도, 국민의힘도, 대통령도 아닌 공정한 결정을 담보할 수 있는 제3자가 특검을 골라야 한다"며 제3자 추천 방식의 특검 발의를 전제했다.
그러나 한 대표는 지난달 7·23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당대표에 당선된 이후, 자신이 공언했던 채상병 특검법 추진과 관련해 당내 반발에 부딪혔다.
당시 추경호 원내대표와 김재원·김민전 최고위원 등이 공개적으로 채상병 특검법은 원내 사안인 만큼 원내대표에게 전권이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이다.
이후 정치권에서 한 대표가 당대표 취임 이후 1달여간 채상병 특검법 추진과 관련해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지난 8월 12일 MBC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한 대표를 겨냥해 "만약 채상병 특검법안 관련해서 본인이 전당대회 출마할 때 선언했던 메시지와 다른 행동을 한다면 지도자로서 자질 부족"이라고 지적했다.
한동훈 '특검 포기설' 보도까지… 친한계 "오보"
계속해서 한 대표는 지난달 1일 이재명 대표와 양당 대표 회담을 가졌다. 그러나 이날 회동에서 채상병 특검법 등 정국 핵심 사안에 대해서는 양당 대표 간 구체적 합의를 도출하지 못하면서 '빈손' 대표회담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심지어 한 대표가 '친윤계' 의원 등 여당 내부의 반발에 부딪혀 채상병 특검 추진을 포기했다는 언론보도가 나왔다.
이와 관련,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3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한 대표를 겨냥해 "해병대원 특검법을 포기했다는 보도가 사실인지 아닌지, 특검법 추진 의지가 있긴 한 건지 한 대표가 직접 밝히라"고 촉구했다.
그러자 '친한계'로 분류되는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이튿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한 대표의 채상병 특검법 발의 포기설과 관련 "한 대표가 '오보입니다' 이렇게 텔레그램 방에 기사하고 해서 올렸다"고 전했다.
◆…지난 9월 13일 오전 서울역에서 해병대예비역연대 회원들이 추석 귀성길 인사에 나선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에게 채상병 특검 발의를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한 대표가 채상병 특검법 추진 공약에 미온적인 행보를 보이는 데 대해서 여당 내부에서도 공개적인 지적이 나왔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달 4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와의 인터뷰에서 한 대표가 채상병 특검법 추진 의지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고민하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는데 국민께 진정성을 의심받는 건 상당히 곤란한 일이 될 것"이라고 지적한 것이다.
"채해병 특검법, 국민 여론은 수미일관"
정치권에서는 채상병 특검법 추진과 관련해 국민 여론은 여전히 '추진해야 한다'는 쪽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에 따라, 한 대표가 오는 11월 이 대표와의 2차 회담을 앞두고 해당 사안에 전격적인 행보를 보일지 주목되는 분위기다.
장윤선 정치전문 기자는 지난 28일 MBC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채해병 특검법은 초장부터 지금까지 수미일관하다"며 "전체 국민 열 가운데 일곱은 '이거 해야 된다'라는 판단을 하고 있는데 안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각종 이유를 붙여서 어떻게든 안 하고 있기 때문에, 여권을 운영한다는 사람들 태도와 자세가 '저렇게 국민 마음을 모르나' 하는 판단을 하게 된다"고도 덧붙였다.
정치권에서는 오는 11월 한 대표와 이 대표가 2차 당대표 회담을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양당 대표 간 2차 회담에서는 특검법·특별감찰관 등이 쟁점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취임 100일을 맞는 한 대표가 채상병 특검법과 관련해 향후 메시지를 낼지 주목받는 분위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