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된 패치를 피부에 부착한 사진. [사진=UNIST 제공]
UNIST(울산과학기술원) 정훈의 기계공학과 교수팀과 김재준 전자공학과 교수팀은 접착성, 탈착성, 신축성이 뛰어난 피부 패치 '모션 적응형 테셀레이션 패치'를 개발했다고 18일 밝혔다. 이 연구는 국립생태원 생태신기술팀과의 협력을 통해 진행됐고 기존 신체 부착형 디바이스의 한계를 극복하는 데 중점을 뒀다.
연구팀은 따개비 접착단백질의 특성을 모방한 형상기억고분자를 활용했다. 따개비는 접착단백질이 굳기의 변화를 통해 울퉁불퉁한 바위 표면에 강하게 밀착된다. 부드러운 접착 단백질이 표면을 꼼꼼히 채운 뒤 굳으면서 단단히 부착되는 원리를 패치에 적용했다. 이를 통해 형상기억고분자가 거친 피부 표면에도 밀착되며, 온도 조절로 자극 없이 떼어낼 수 있는 기능을 갖추게 됐다.
또한, 연구팀은 아르마딜로의 갑옷 구조를 본떠 패치의 신축성과 유연성을 강화했다. 아르마딜로의 갑옷은 단단한 뼈 조각 사이에 부드러운 콜라겐이 채워진 테셀레이션 구조로 되어 있어 강하면서도 유연한 특성을 지닌다. 이를 패치에 적용해 격렬한 움직임에도 떨어지지 않고, 탄성을 유지하도록 설계했다.
정훈의 교수는 "기존의 신체 부착형 디바이스는 반복적인 움직임에 취약하고, 장시간 착용 시 피부 자극이 큰 문제가 있었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한 혁신적인 접착 기술을 선보이게 됐다"고 밝혔다.
이 패치로 제작된 부착형 전자기기는 격렬한 신체 활동 중에도 접착력을 유지하며 심박수와 혈압 같은 생체신호를 정확히 측정했다. 김재준 교수는 "기기에 배터리와 센서를 내장하고 고품질의 생체신호를 얻기 위해선 안정적인 접착력이 필수적"이라며 "이번 기술은 움직임에 제약이 많던 기존 착용형 디바이스의 한계를 뛰어넘었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재료 과학 분야에서 권위 있는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Advanced Materials)'에 지난달 20일 온라인 게재됐다.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국립생태원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