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원게시판 내 ‘대통령 부부 비방글’ 논란에
장예찬 “한동훈 배우자가 몸통”.. 친윤·친한 갈등 비화
이 와중에 정치권에서는 대학가 중심 시국선언 이어져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지난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지난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성공회대 전·현직 교수 및 연구자 141명은 이날 "껍데기는 가라"로 시작되는 시국선언문을 냈다. 그러면서 이들은 정권을 향해 ▲김건희 여사 특검 수용 ▲대국민 소통 재개 ▲실용적인 외교 정책 및 서민경제 집중 등을 주문했다.
대학가에서는 줄곧 정권 퇴진을 촉구하는 시국선언문이 줄줄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8일 가천대를 시작으로 한국외대, 한양대, 숙명여대, 인천대, 중앙대, 경북대, 전주대 등에서 대학교수들을 중심으로 김 여사 특검 및 윤 대통령 퇴진 등을 요구하는 시국선언문 발표가 잇따르는 것이다.
◆…지난 14일 오후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에 '윤석열 대통령 퇴진 촉구 고려대학교 교수 시국선언' 대자보가 붙어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이와 관련해 조국혁신당은 지난 20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총 7개 항목 15개 세부조항에 대한 내용이 담긴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초안 공개에 나서기도 했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이날 회견에서 "교수, 학생, 노동자 등 대한민국 곳곳에서 시일야방성대곡이 울려 퍼진다. 그래서 이곳에 섰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대학가에서 정권 퇴진 등을 촉구하는 시국선언이 잇따르는 가운데, 정작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에서는 한동훈 대표와 그의 가족 명의로 당원 게시판에 게재된 '대통령 부부 비방글' 논란으로 내홍을 겪는 모양새다.
해당 논란에 대해 당내 '친윤계'로 분류되는 의원들은 줄곧 당무감사 등을 주장하면서 한동훈 대표를 압박하는 분위기다.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5일 SBS라디오 인터뷰에서 당원 게시판 논란 관련 "이런 행위에 대해 당무감사를 통해 명명백백해야 한다. 한 대표가 편리할 때만 '국민 눈높이'로 대응하면 내로남불 이미지를 얻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장예찬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지난 18일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당원 게시판에서 당·정 갈등을 일으킨 것에 대해 (한 대표 배우자인) 진은정 변호사가 몸통일 가능성이 있다"며 "이건 매우 심각한 여론조작"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당내 '친한계' 의원들은 해당 논란을 왈가왈부하는 것이 당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거리를 두는 모양새다.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9일 YTN라디오 인터뷰에서 "철저히 익명성이 보장된 게시판에서의 글을 가지고 왈가왈부하는 건 그만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한 대표는 자신과 가족 이름으로 당원 게시판에 올라온 대통령 부부 비방글에 대해 공개적인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그는 지난 14일 해당 논란에 대해 "없는 분란을 굳이 만들어 분열을 조장할 필요는 없다"며 거리를 둔 이후, 설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한편, 정치권에서는 해당 당원 게시판 논란이 '친윤계·용산의 한동훈 대표 도려내기'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대통령실 사정에 밝은 것으로 알려진 서정욱 변호사는 지난 20일 MBC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과의 인터뷰에서 "도려내는 게 아니다. 지금이라도 한 대표가 사과하는 게 유일한 길"이라고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