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비 대납 의혹…오세훈 측 "명태균에 여조 의뢰? 결과 본 적도 없어"

김병민 "명태균에 여론조사 의뢰한 적도, 결과 받은 적도 없어"
"불법적인 상황에서 돈들을 집행했다면, 계좌이체 했겠나"
"여론조사비 대납? 후원자 김씨, 오세훈 캠프와 관계 안 좋았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지인으로 알려진 한 사업가 김모씨가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오세훈-안철수 후보 단일화를 전후로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 측에 비공표 여론조사 비용을 냈다는 의혹과 관련해 오세훈 시장 측은 오 시장과 캠프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병민 서울시 정무부시장은 이날 YTN라디오 '뉴스파이팅, 배승희입니다'에서 "'미공표 여론조사를 하고 돈을 대신 건넨 것 아니냐' 라는 게 세간의 의혹의 핵심"이라며 "일단 미공표 여론조사를 오세훈 시장이, 오세훈 시장 측에서 의뢰한 적도 받아본 적도 없다는 것이 팩트"라고 말했다.

'김씨가 명태균에게 돈을 보낸 건 맞느냐' 묻자 "언론 보도 보니 본인이 인터넷 뱅킹으로 돈 건넨 게 맞다 얘기한다"면서도 "선거에 은밀하게 불법적인 상황에서 이런 내용들을 하기 위해 돈들을 집행했다면 그렇게 계좌로 돈을 넣는 황당한 경우들이 발생할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이어 "본인에게 '생활비를 달라' '도움을 달라' 하면서 명태균 씨와 후원자 김모 씨 간의 관계들이 이어진 것으로 보이는데, 저간의 상황들에 대해서 오세훈 시장, 당시 캠프는 전혀 알지 못했다 라는 게 현재 확인되고 있는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여론조사 비용을 대납했으면 미공표 여론조사 13건의 결과를 받아봤어야 되는 것 아니냐. 근데 그 내용들을 전혀 받아본 적이 없다고 얘기하고 있고, '누구를 줬다는 거냐' 설명해 보라고 하니까 '당 쪽으로 여론조사가 간 것 아니냐' 라는 얘기가 나오는데 명확한 사실관계 확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명씨가 비공표 여론조사를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에게 직접 보고했다는 김씨 주장에 대해선 "당시 경선이 한창 진행되고 있을 상황인데, 김종인 위원장과 저도 비대위원이었다. 비대위원으로 있으면서 그런 여론조사가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고, 전혀 그런 내용들을 확인한 바 없다"고 했다.

이어 '김 전 위원장만 봤다는 건지' 재차 묻자 "그건 알 길이 없다. (김종인 위원장) 비서를 통해서 일부 메시지(여조 결과)가 온 것이 있는 것 같다는 일부 내용을 접하긴 했다. 중요한 건 경선 캠프 차원에서는 알지 못하는 일들 때문에 곤혹을 치른다는 것"이라고 했다.

앞서 김씨는 지난 23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여론조사 비용 대납' 의혹에 대해 당시 오 후보 선거캠프와는 무관하게 상의 없이 이뤄진 개인 차원의 일이라고 했다. 오 후보를 위해 여론조사를 실시한다는 명씨의 말에 개인적으로 비용을 댄 것뿐이라고 설명했다.

미래한국연구소는 명씨가 실질적 운영자로 알려진 여론조사업체로 서울시장 선거 관련 비공표 여론조사를 13차례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강씨의 법률대리인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김씨는 보궐선거(4월 7일) 전인 2021년 2월 1일부터 3월 26일까지 5회에 걸쳐 3300만원을 강씨에게 송금했다.

김 부시장은 "뉴스 보도를 보니 2022년도 지방선거에도 여론조사를 돌려서 여의도연구원 얘기가 나오더라. 그때도 오세훈 시장 이름이 들어간 여론조사가 돌아간 것 같은데,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이름이 들어갔다' 라는 것만으로 오세훈 시장을 특정해서 얘기한다는 건 사실관계가 다르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당시 오세훈 서울시장 선거 때 후보는 바빴고, 그 밑에 캠프 총괄담당들과 관계를 형성하게 되는데, 당시 캠프 사람들과 김씨 관계가 썩 좋은 건 아니었다고 얘기를 들었다. 명씨는 말할 것도 없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김 부시장은 '내곡동 생태탕 사건'을 언급하며 "내곡동에 갔을 때 흰 바지에 페레가모 구두 신었다고 오세훈이다 했는데 지나고 나서 보니까 그 유명한 생태탕 사건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선거 내내 띄웠던 것 아니냐"며 "검찰의 수사가 진행되고 있으니 진실의 옥석이 가려질 것"이라고 검찰의 조속한 수사를 촉구했다.

김씨는 여론조사 비용을 낸 것은 인정하면서도 오 후보 선거캠프와는 무관하고 개인적으로 비용을 댄 것뿐이라고 주장했다. 김씨가 여론조사 비용을 낸 사실을 당시 오 후보가 알았다면 정치자금법 위반의 소지가 있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한편 시민단체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사세행)은 이날 오전 오 시장을 여론조사 비용 대납 관련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사세행은 "오 시장은 3300만원 상당의 정치자금을 정치자금법에 정한 방법이 아닌 불법적인 방법으로 기부받았다"며 "정치자금 부정수수죄의 죄책을 져야 마땅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