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즈볼라 휴전 수용, 이란과 대리세력 약화 시사해
"이란 핵시설 공격에 이보다 더 좋은 시점은 없을 것"
"트럼프, 對이란 단발성 작전 수용 가능성 있어"
이란 딜레마…"핵 무기화, 결속 강화 동시에 공격 초래"
◆…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 간의 휴전 협정이 14개월간의 전투를 중단시켰으나 동시에이란의 대리 세력이 약화됐음을 시사하며 이란과 이스라엘의 직접 충돌 위험을 키웠다는 분석이 나왔다.<사진 로이터>
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 간의 휴전 협정이 14개월간의 전투를 중단시켰으나 동시에 이란의 대리 세력이 약화됐음을 시사하며 이란과 이스라엘의 직접 충돌 위험을 키웠다는 분석이 나왔다.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사이의 휴전 합의는 중동의 전면적인 전쟁을 막았지만, 이란과 이스라엘 간의 직면한 갈등을 더욱 위험하게 만들 수 있는 요소를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1년간 이란의 대리 세력인 '저항의 축'은 헤즈볼라를 중심으로 중동 전역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을 감행했으나 이번 주 헤즈볼라가 하마스에 대한 양보 없이 이스라엘과의 휴전 합의를 수락하는 모습을 보이며 균열 조짐을 보였다. 예멘 후티 반군과 이라크의 시아파 민병대는 최근 몇 주간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 횟수를 줄이고 있다.
이에 따라 이스라엘 내에서는 이를 기회로 삼아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표적으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스라엘 국가안보위원회에서 고위 관리를 지낸 아브너 골로브는 "이스라엘과 미국의 이란 핵 프로그램에 대한 공동작전을 위해 이보다 더 좋은 조건(시점)은 없을 것"이라며 "군사력 사용이 타당한지를 결정하면 된다"라고 말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27일부터 발효되는 휴전을 앞두고 이제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무기 획득을 막는 데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최근 공습으로 이란의 방공망을 대부분 제거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스라엘은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하는 것을 막을 유일한 방법이 군사 행동이라도 판단될 경우 이를 단행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혀왔다.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무기를 실존적 위협으로 여기며 이에 대한 억지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이스라엘 정부는 2010년경부터 무력 사용을 검토해 왔다.
애틀랜틱 카운슬의 윌리엄 웩슬러 중동 프로그램 국장은 지금까지 이스라엘에 내 이란의 핵시설 공격 논의는 주로 강경 발언에 그쳤으나 현재 그 실현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이스라엘 입장에서 이란의 지하 핵 시설을 파괴할 수 있는 폭격기와 벙커 버스터 같은 무기 부족과 군사적 충돌로 인한 재가가 너무 클 것이라는 미국의 평가가 걸림돌이었지만 현재 이란이 방공망을 잃고 헤즈볼라와 하마스가 혼란에 빠진 상황에서 공격을 단행할 가능성이 훨씬 커졌다는 것이다.
이란의 핵 시설은 국가 전역에 분산되어 있으며, 일부는 깊이 요새화된 지하에 자리 잡고 있어 이를 파괴하기 위한 군사 작전은 상당히 어려운 과제가 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이 이를 시도할 경우 중동은 다시 확전의 불길 속으로 빠져들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분석가들은 중동 분쟁을 끝내고 싶다는 입장을 밝혀온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이란에 대한 단발적인 작전을 수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한다. 트럼프는 재임시절 이란 혁명수비대 카셈 솔레이마니 군사령관 암살 작전을 주도한 바 있다.
반면 이란 지도부는 딜레마에 직면해 있다. 골로브 전 이스라엘 국가안보위원회 고위 관리는 이란이 핵 프로그램을 무기화할 경우 대리 세력의 결속력을 회복할 수 있지만, 동시에 공격을 초래할 위험도 커진다고 짚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