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기술경쟁력 강화 및 조직 분위기 일신
2인 대표체제 복원‥이재용 회장 사법 리스크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가 2025년 정기 사장단 인사를 단행하며 반도체 사업 경쟁력 강화를 핵심 목표로 삼았다. 이번 인사에서 메모리와 파운드리 사업부의 수장을 전격 교체하고 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사업지원T/F(사지TF)에서도 반도체 전략에 무게를 둔 이동이 이루어졌다. 이는 이재용 회장이 직면한 사법 리스크와 대내외 불확실성 속에서 2인 대표 체제를 복원하며 안정과 혁신을 동시에 추구하려는 삼성전자의 전략으로 풀이된다.
전영현 부회장은 삼성전자 대표이사 겸 DS부문장, 메모리사업부장, SAIT원장을 맡게 되었다. 이는 메모리 사업의 중요성을 반영한 조치로, 대표이사가 직접 메모리사업부를 이끌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최근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메모리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HBM(고대역폭 메모리) 등 첨단 제품의 경쟁력을 높여 시장 선도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한진만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하여 DS부문 파운드리사업부장을 맡게 됐고, 남석우 사장은 파운드리사업부 CTO로 위촉됐다. 파운드리사업부에 사장급 CTO 보직을 신설한 것은 기술 경쟁력을 한층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글로벌 고객 대응 경험이 풍부한 한진만 사장은 고객사 확대와 비즈니스 성장을, 공정개발 전문가인 남석우 사장은 첨단 공정 기술력 제고를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김용관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하여 DS부문 경영전략담당을 맡게 되었다. 이는 DS부문 직속으로 사장급 경영전략담당 보직을 신설한 것으로, 반도체 사업의 중장기 전략 수립과 실행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김용관 사장은 반도체 기획과 재무, 미래전략실 등에서의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DS부문의 새로운 도약과 경쟁력 회복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전영현 부회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하여 한종희 부회장과 함께 2인 대표이사 체제를 복원했다. 이 같은 인사 배경에는 이재용 회장이 직면한 재판 변수의 영향이 반영되었다는 해석이 있다.
지난 25일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판사 백강진·김선희·이인수)에서 열린 자본시장법 위반 및 업무상 배임 혐의에 대한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이 회장에게 1심과 동일한 징역 5년과 벌금 5억 원을 구형했다. 항소심 선고는 내년 2월 3일로 예정되어 있어, 삼성으로서는 여전히 사법 리스크가 진행 중인 상황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인사가 반도체 사업의 경쟁력 회복과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평가한다. 특히 메모리와 파운드리 사업부의 수장 교체와 CTO 보직 신설은 기술 혁신과 시장 대응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적인 결정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대내외적인 어려움 속에서도 핵심 사업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며 "이번 인사를 통해 조직의 활력을 높이고,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