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성준 "가상자산 과세 2년 유예 몹시 당혹…왜 자본소득만 신성불가침"

박찬대 원내대표 "추가적 제도 정비 필요"…과세 2년 유예 동의로 입장 선회

진성준 "우리 사회와 후대 위해 여유가 있는 분들부터 기여해 달라고 호소해야"

조국 "거대 양당 최근 부자 감세 몰두…유감"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정책위의장이 민주당이 가상자산 과세를 2년 유예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한 데 대해 "몹시 당혹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진 정책위의장은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4년 전 여야 합의로 입법되었던 자본소득 과세가 상황논리에 따라 이렇게 쉽사리 폐기되고 유예되어야 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며 이같이 적었다.

그는 특히 "근로소득, 사업소득, 부동산소득 등 모든 소득에 세금이 부과되는데, 왜 유독 자본소득만은 신성불가침이어야 하는지도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날이 갈수록 소득과 자산의 양극화가 심화되어 부익부 빈익빈이 고착되고, 심지어는 대물림까지 되고 있는 현실을 정녕 몰라서 이러는 것이냐"며 "주식투자자가 1400만에 이르고 가상자산 투자자가 800만에 이른다는 것을 저라고 모르겠나"고 반문했다.

그는 "투자자들 모두에게 과세하자는 것이 아니질 않나"며 "1%에 해당하는 최상위의 부자들에게 감당할 수 있을 만한 세금을 부과하자는 것 아니냐"고 강조했다.

진 정책위의장은 "우리 사회와 후대들을 위해 여유가 있는 분들부터 기여해 달라고 호소해야 한다"며 "비록 저의 생각은 짧고 목소리는 작습니다만,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했다.

두차례 연기돼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되는 소득세법 개정안은 가상자산 투자로 얻은 연 소득(양도·대여분) 중 250만 원을 초과한 수입에 대해 22%(지방세 포함)를 세금으로 납부해야 한다.

민주당은 그동안 가상자산 과세를 예정대로 시행하되 공제액을 5000만 원으로 상향하자고 주장했으나, 박찬대 원내대표는 전날(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깊은 논의를 거친 결과 지금은 추가적 제도 정비가 필요한 때"라며 "과세를 2년 유예하는 정부의 소득세법 개정에 동의하기로 했다"며 갑작스럽게 입장 선회를 밝혔다.

한편 조국혁신당에서도 "거대 양당이 최근 부자 감세에 몰두하고 있다"며 유감을 표했다.

조국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부자 감세하면 세 부담은 그만큼 서민과 중산층에 전가된다"며 "금투세처럼 효과도 확인된 바 없이 부자에게만 (감세) 혜택이 돌아간다. 소득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원칙도 무너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