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버넌스포럼 "'A학점' 부여한 SK스퀘어에서 배워라...주주환원 계획 설명해야"
'자사주 취득 원칙 공표·적정 현금과 자기자본 수준 확정' 등도 권유
◆…SK하이닉스 이천공장 모습［사진=SK하이닉스 홈페이지］
SK하이닉스(대표이사 곽노정)가 지난달 27일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한 가운데, 주주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지적과 함께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선 보유 중인 자사주 소각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이하 포럼)은 2일 논평을 내고 "SK하이닉스의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 후 주가 하락에서 보듯이 계획은 주주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 'C학점'을 부여한다"며 이 같이 주장했다.
포럼은 SK하이닉스의 최대주주인 SK스퀘어(지분 20% 보유)의 밸류업 계획과도 비교하며 "SK스퀘어 박성하 사장이 SK하이닉스 기타비상무이사인데 더 나은 계획을 주문하지 않은 점이 궁금하다"고 꼬집었다. 포럼은 앞서 SK스퀘어의 밸류업 계획에 대해선 'A학점'을
부여했다.
포럼은 "SK하이닉스 반도체 비즈니스는 자본집약적인 경기관련 사업"이라며 "이익 변동성이 심하고 지난해에는 8조원 영업적자를 시현했다"며 "계획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경영진과 이사들이 이런 반도체 사업 특성을 고심한 흔적이 보인다"고도 전했다. 이들이 10년 평균 자본비용(주주 입장에서는 요구수익률) 14%를 인식했고, 이는 동기간 ROE 16%보다 조금 낮다는 것이다.
포럼은 그러면서 SK하이닉스 이사를 향해 △보유 중인 자사주(5.4%) 소각 계획과 △주주환원 계획에 대한 설명 미흡 △자사주 취득 원칙 공표 △적정 현금과 적정 자기자본 수준 확정 △사외이사후보추천의 진정성 확보 등을 권유했다.
포럼은 특히 보유 중인 자사주 소각 계획은 주주환원의 첫 단추로 임직원 보상을 주식 중심으로 얼라인먼트 만드는 것이 중요하고 올바른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임직원 주식 상여지급 재원은 매년 FCF에서 자기주식 취득하면 될 것이라고 제언했다.
이어 더욱 강해지는 자본집약적 성격(설비투자/매출 3년 평균 예상 30% 중반, 총자산 중 유형자산이 50% 차지)은 앞으로 주가 밸류에이션 낮아질 수 있음 암시한다며 총주주수익률(Total shareholder return) 관점에서 밸류에이션이 레벨-다운(Valuation de-rating)된다면, 주주환원이 더욱 중요해지는데 이에 대해 회사 측 설명 미흡하다는 지적도 했다.
또한 자사주 취득 원칙이 빠졌다는 점도 짚었다. 어떤 경우에 자사주 취득하는지 이사회가 대원칙을 정해서 공표하라는 주문이다. 많은 조건들이 붙은 'FCF 50% 범위 내 추가 환원'은 주주 입장에서 애매모호하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차입금 축소'는 환영하지만 신규 주주환원정책(25~27년)에서 '순현금으로 전환과 적정수준의 현금 확보'는 기업가치 제고에 부정적일 수 있다고도 지적했다. 경쟁사 삼성전자의 경우 장기간 100조원 이상 현금 보유 및 과다한 자기자본으로 ROE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점을 거론하면서 "주주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적정 현금과 적정 자기자본 수준에 대해 이사회가 원칙을 정해라"고 촉구했다.
이와 함께 SK하이닉스 이사회가 회사 홍보와는 달리 글로벌 스탠더드와 거리가 멀다고도 비판했다. 포럼은 "사외이사후보추천회가 진정성 가지고 후보를 고르길 권한다"고 덧붙였다. 사외이사 구성이 특정 대형로펌과 관계가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다.
포럼은 "아시아기업거버넌스협회(ACGA)가 최근 국내 기업들에게 당부한 것 같이 2025년 3월 다음 주총은 곽노정 대표이사가 아닌 하영구 이사회 의장이 주재하고 6명 사외이사 전원이 참석해 주주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기 바란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