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시리아 정권 붕괴 틈타 완충지대 점령…UN은 "위반" 美는 "지지"

네타냐후, 시리아 정권 붕괴에 "기회…중동의 역사적인 날"

이스라엘, 완충지대 점령은 "유엔군 지원…임시방어 조치"

유엔 "1974년 분리 협정 위반"…美 "일시적 조치" 옹호

시리아 반군이 국가를 장악한 가운데 이스라엘군이 양국 국경의 완충지역을 점령했다. 유엔은 이를 두고 협정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경고했으며 미국은 "일시적인 조치"라며 이스라엘을 옹호했다.

9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벤야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이스라엘방위군(IDF)이 국경의 완충지대와 인근 주요 지점에 진입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는 "적대 세력이 우리의 국경에 자리를 잡도록 두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또한 시리아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 붕괴에 관해 "중동의 역사적인 날"이라며 이를 "기회이자 위험"으로 평가했다. 이러 그는 이란과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급이 이번 시리아 사태에 영향을 미쳤다고 강조하며 시리아 국민 중 이스라엘과 공존하기를 원하는 이들에게는 "평화의 손길을 내밀 것"이라고 밝혔다.

IDF는 완충지대 내 시리아 거점 장악이 "적절한 대책이 마련될 때까지의 임시 방어 조치"라고 밝혔다.

대니 다논 유엔 주재 이스라엘 대사는 이스라엘군이 완충 지대에 진입하는 무장 집단의 공격을 격퇴하는 유엔 분리 감시군(UNDOF)을 지원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스라엘군이 안보 조치의 일환으로 완충지역의 여러 지점에 일시적으로 배치됐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유엔 측은 이스라엘의 행동이 양국의 조약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스테판 듀자릭 유엔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유엔 평화유지군이 이스라엘 측에 이러한 행동이 1974년 분리 협정을 위반하는 것이며 완충지대에는 어떠한 군대나 활동도 없어야 한다고 알렸다"라고 말했다.

미국은 이스라엘을 지지하고 나섰다. 매튜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스라엘의 완충지역 점령에 관해 "국경을 방어하기 위한 일시적인 조치로 영구적인 것이 아니라"며 "궁극적으로 원하는 것은 이스라엘과 시리아의 지속적인 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모든 국가는 테러 조직에 대해 조치를 취할 수 있으며 테러 조직이 국경 공백을 채울 가능성에 대해 우려할 수 있다"며 이스라엘을 옹호했다.

욤키푸르 전쟁 이후 미국의 중재로 체결된 1974년 '시리아-이스라엘 군사 분쟁 중지 협정(Agreement on Disengagement)'은 양국의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고 국경 지역에서 충돌을 방지하려는 조치로 특히 골란 지역을 중심으로 비무장 완충지대를 설정했다. UNDOF는 지역에서 양측 간 휴전 및 군사 활동을 감시하며 군사적 긴장을 줄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한편, 전날 시리아 반군이 수도 다마스쿠스를 점령하고 내전 승리를 선언하며 이란과 러시아 정부의 지원을 받던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이 붕괴했다. 알아사드 대통령은 러시아로 도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