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 고갈 위기로 발등의 불 떨어진 중국, 민간 연금제도 전국 확대

개인연금 계좌 연간 최대 납입 한도는 236만원

정부 의욕적 추진에도 6월 초 기준 6000만명 개설

급격한 고령화로 연금 고갈 위기에 직면한 중국이 15일부터 개인연금제도를 전국으로 확대 시행하기로 했다.

13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인력자원사회보장부 등 중국 5개 부처는 전날 공동성명을 통해 국민연금 보장을 받는 근로자들이 오는 15일부터 개인연금 계좌를 개설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연간 최대 납입 한도는 1만2000위안(약 236만원)이다.

지난 2022년 11월 베이징과 상하이를 포함한 36개 주요 도시에서 시범사업으로 도입된 개인연금은 고용인과 피고용인이 분담해 납부하는 기초 양로금에 가입한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한다. 대표적인 개인연금 상품은 개인연금계좌다. 6월 초 기준 약 6000만 명이 개인연금계좌를 개설했다.

중국의 연금 제도는 국민연금과 퇴직연금,개인연금 등 3개 층위로 구성된다. 특히 개인연금은 중국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 중인 금융 정책 중 하나지만 가입자 수가 매우 적어 아직까지 중요한 노후소득보장 수단으로 자리 잡지 못하고 있다.

이번 조치는 중국의 인구 고령화가 빨라지면서 인구가 줄어들기 시작된 가운데 나왔다. 중국 국무원은 지난 2022년 보고서에서 2035년이 되면 60세 이상 인구가 4억2000만명에 달해 30%대를 넘고 2050년에는 노년 인구 비중이 정점을 찍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고령화와 함께 수급 개시 연령도 뜨거운 감자다. 중국의 평균 은퇴 연령은 54세 정도로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수준에 속하기 때문이다.

가용노동력 감소로 2035년이면 공적 연금이 고갈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중국 사회과학원은 "현재 두 명의 근로자가 한 명의 수급자를 부양하지만, 2050년에는 한 명이 한 명을 부양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중국은 내년부터 세계 최저 수준인 법정 은퇴 연령을 점진적으로 연장하기로 했다. 남성 근로자의 법정 퇴직 연령은 2025년 1월 1일부터 15년에 걸쳐 기존 60세에서 63세로 점진적으로 상향조정하고 여성 근로자의 경우 기존 50세 및 55세에서 각각 55세 및 58세로 늘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