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추경호 전 원내대표가 14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 참석해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에 참여한 뒤 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표결 직전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추경호 전 원내대표가 사전에 계엄 선포 사실을 알지 못했다는 내용의 내부 문건이 배포된 것으로 드러났다.
탄핵안에 '추경호 등'으로 내란죄 공범으로 지목했다는 점을 부각해 이 내용에 여당의 상당수 의원들이 크게 동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JTBC 등 보도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지난 14일 윤 대통령 탄핵 표결을 앞두고 열린 의원총회에서 '1, 2차 대통령 탄핵 소추안 비교'라는 제하의 총 5쪽 분량의 문건을 의원들에게 배포했다.
이 문건에는 민주당 주도로 야권이 발의한 두 건의 탄핵안을 분석한 내용이 담겼다.
특히 추경호 전 원내대표가 계엄령 해제를 방해했다는 2차 탄핵안 내용이 노란색으로 강조 표시돼 있다. 구체적으로는 윤 대통령이 '추경호 등과 공모했다'는 탄핵안의 내용을 인용한 뒤 해당 주장이 허위라고 반박했다.
특히 추 전 원내대표의 계엄령 선포 당시 분 단위 행적을 추가로 첨부해 그동안 비공개했던 윤 대통령과 추 전 원내대표의 통화 시각을 밤 11시 20분으로 특정했다.
당시 통화에서 윤 대통령이 추 전 원내대표에게 "계엄령을 미리 말해주지 못해 미안하다" 말했다며 추 전 원내대표가 계엄령을 사전에 알지 못했기에 따라서 내란의 공범이 될 수 없다는 주장이다.
계엄 당시 추 전 원내대표의 행적과 윤 대통령 통화 시각까지 소속 의원들에게 알려 탄핵안에 반대를 유도한 목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탄핵안에 '추경호 등'이라고 적시된 점을 부각해 다수 여당 의원들이 계엄 공모 세력으로 표현한 데 대한 공분을 이끌어 탄핵안에 반대표를 던지도록 이끌었다는 해석도 나왔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취재진에 "당 붕괴 우려 등 때문에 탄핵에 찬성했던 의원들의 마음도 일부 돌아선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이 추 전 원내대표를 고리로 내란에 동조한 위헌 정당으로 몰릴 가능성도 우려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기존에 탄핵에 찬성한다고 밝힌 7명의 국민의힘 의원 중 최소 2명이 마음을 바꾼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