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2024년 지역별 수출 변동 요인 및 2025년 수출 전망 서베이’ 발표
동남권 증가세 전환…대경·호남권 감소세 지속
한은 “중국과 가격·기술경쟁 심화…글로벌 수요도 비우호적”
“부가가치 제품으로 시장지배력 확대해나가는 것 긴요”
◆…사진=조세일보 DB
금년중 지역별 수출 증가율은 산업구조에 따른 차별화가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4분기 중 우리 수출에서 수도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역대 최고 수준인 43.6%에 달했다.
한국은행은 23일 '2024년 지역별 수출 변동 요인 및 2025년 수출 전망 서베이' 보고서에서 2024년 1~11월중 전국 수출통관기준은 전년동기대비 8.3% 늘어났지만 수출 증가세가 지역별로 고르게 나타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반도체 수출 비중이 높은 수도·충청권 수출은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였고 동남권도 선박을 중심으로 증가세로 돌아선 반면 화공품, 철강 등의 비중이 큰 대경·호남권 수출은 감소세가 지속됐다.
이에 따라 금년 4분기(10~11월) 중 우리 수출에서 수도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역대 최고 수준인 43.6%에 이르렀다.
게다가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통상정책 변화, 중국과의 경쟁 심화 등 우리 수출을 둘러싼 불확실성 요인이 수출에 미치는 영향 역시 지역별 산업 특성에 따라 상이하게 나타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보고서에서는 지역별 산업구조에 주안점을 두고 지역별 수출 동향을 살펴본 다음 지역별 수출 변동을 ▲점유율 요인기업 요인 ▲품목수요 요인산업 요인 ▲글로벌교역 요인으로 정량적으로 분해불변시장점유율(CMS) 분석했다.
아울러 전국 200개 수출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토대로 지역 기업들의 2025년 수출 전망 및 여건에 대한 인식을 살펴보았다.
◆…자료=한국은행 제공
권역별 수출 증가율(2024.1~11월)은 수출 산업구조에 따른 차별화가 뚜렷했다.
수도권 수출은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중심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증가율(+16.4%)을 기록했다. 동남권은 선박 호조에 화공품, 무기류 수출이 가세하면서 4.4% 늘었다.
호남권은 선박을 제외한 주력 품목(석유화학·제품, 철강 등) 수출이 모두 줄어 4.6% 감소했다. 대경권(-5.9%)은 화공품(이차전지 소재), 철강 수출이 줄면서 5개 권역 중 가장 부진했다.
충청권은 수도권 다음으로 증가율(+10.4%)이 높았지만 반도체를 제외하면 8.3% 감소했다.
수출 증감(1~8월)을 우리 수출품의 세계시장내 점유율 변동(점유율 요인), 우리 수출품에 대한 글로벌 수요 변동(품목수요 요인), 글로벌 상품교역량 변동(글로벌교역 요인)으로 분해한 결과 각 요인의 기여 양상이 지역별로 상이했다.
전국 수출 증가는 기업들의 경쟁력 강화에 따른 점유율 상승(기여율 83%)에 주로 기인했다. 글로벌 수요 증가(기여율 17%)는 반도체 등 일부 수출품에 집중됐다.
수도권은 수출품에 대한 글로벌 수요도 증가하고 지역기업들의 점유율도 확대됐다. 동남권은 글로벌 수요 감소에도 불구하고 점유율 확대로 극복했다. 호남권은 점유율 확대로 수출이 증가했으나 그 폭이 동남권보다는 작았다.
대경권은 점유율 확대가 수출품에 대한 수요 감소에 미치지 못했다. 충청권의 경우 점유율 및 품목수요 요인의 기여도가 모두 플러스(+)였지만 반도체를 제외하면 두 요인 모두 마이너스(-)로 분석됐다.
◆…자료=한국은행 제공
기업들은 2025년 수출이 금년보다 증가하겠지만 증가폭은 축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대외환경이 다소 악화되겠지만 수출경쟁력 강화를 통해 수출 증가세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권역별로는 수도권 기업이 여타 지역에 비해 향후 수출 전망이 긍정적이어서 수도권 수출 비중이 더욱 확대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기업들은 중국의 과잉생산 및 저가 수출에 따른 경쟁 심화를 가장 우려했으며 2025년에 그 영향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 기업들의 기술 경쟁력도 이차전지, 기계류, 철강 업종을 중심으로 이미 국내업체와 비슷(33.3%)하거나 우려스러운 수준(49.7%)으로 조사됐다.
미국 관세정책(보편관세 10%, 대중관세 60%)에 대해서는 업종, 기업별로 인식이 상이했다. 업종별로는 철강, 자동차의 우려가 가장 컸다. 하지만 중국과 경쟁이 심한 기업들은 차등 관세 부과에 따른 반사 수혜를 기대했으며 제품 경쟁력을 확보한 기업들도 부정적 여건 변화를 감내할 수 있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자료=한국은행 제공
한은은 금년중 수출 증가세는 지역별로 고르지 않았다면서 수도권은 반도체 등 주력 수출품목에 대한 글로벌 수요도 증가하고 점유율도 확대된 반면 비수도권에서는 주력 수출품목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감소했다고 평가했다.
기업들은 향후 수출이 완만하게나마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대외여건과 관련해서는 중국의 과잉생산 및 저가 수출에 따른 경쟁 심화를 가장 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도권 기업들이 여타 지역에 비해 2025년 및 중기적 수출 전망에 대해 상대적으로 낙관적이었고 중국과의 경쟁 심화,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통상정책 변화 등 부정적 여건에 대해서도 우려가 덜했다고 부연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조사국 지역경제조사팀 정희완 과장, 유재성 조사역은 "향후 중국과의 가격 및 기술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글로벌 수요도 우호적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연구개발 등을 통해 중국과 차별화된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시장지배력을 확대해나가는 것이 긴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