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광장 박주현 변호사 [사진=법무법인 광장 제공]
이와 관련, 세무조사결과통지 내용 중 고발 또는 통고처분 대상이 된 조세범칙행위와 동일성이 인정되지 않는 부분에 대하여는 원칙대로 과세전적부심사 청구 기회가 보장되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사안의 개요는 다음과 같다. ① 서울지방국세청장은 2016. 4. 21.부터 원고의 2011~2014 사업연도 법인제세 통합조사 중 원고에게 조세포탈 혐의가 있다고 보아 조사범위를 2015 사업연도로 확대하였다. ② 서울지방국세청장은 2016. 9. 13. 원고가 가공비용을 허위계상하고 수익을 누락하였다는 내용의 세무조사결과통지를 하고, 2016. 9. 26. 원고 대표이사 등이 가공원가 계상 및 해외공사수익 누락을 통하여 법인세를 포탈한 행위에 대하여 통고처분을 하였다. ③ 구로세무서장은 세무조사결과통지일로부터 30일 이내인 2016. 10. 4. 원고에게 법인세 부과처분을, 서울지방국세청장은 원고에 대하여 소득금액변동통지(사외유출, 귀속자: 대표이사 A, 임직원 B, C 등의 경우 상여, 개인중장비임대업자 D의 경우 기타소득)를 하였다. ④ 이후 원고는 조세심판원에 심판청구를 제기하여 일부 인용 결정을 받았다. ⑤ 원고는 당초 부과처분 중 일부취소 후 잔존 부분에 대하여 행정소송을 통하여 다투면서, 법인세 부과처분이 세무조사결과 통지일로부터 30일 경과 전 이루어졌고, 고발 또는 통고처분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 부분은 원고의 절차적 권리를 침해하여 하자가 중대·명백하다고 주장하였다(이하 '이 사건 소송'이라 한다).
이 사건 소송 제1심 진행 중 대법원은 2020. 10. 29. 선고 2017두51174 판결을 선고하여 과세관청이 세무조사결과 통지 후 과세전적부심사 청구나 그에 대한 결정 전 과세처분 시 절차상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하여 과세처분이 원칙적으로 무효라는 법리를 설시하였다.
이에 서울지방국세청장은 2020. 11. 24. 앞서 이루어진 소득금액변동통지를 직권 취소 후 다시 2020. 11. 26. 원고에게 동일한 내용으로 소득금액변동통지하겠다는 취지로 과세예고통지를 하고 2021. 2. 15. 원고에게 재차 소득금액변동통지(이하 '후행 소득금액변동통지'라 한다)를 하였다.
이에 원고는 과세관청이 과세전적부심사 청구 기회를 보장하지 아니하여 선행 처분이 취소되었다면, 그 후 동일한 처분사유를 원인으로 하는 재처분이 허용되어서는 안 된다며 후행 소득금액변동통지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이하, 이에 대한 불복은 '관련 사건 소송'이라 한다).
이 사건 소송의 제1,2심 법원은 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각 원고 청구기각 및 항소기각 판결을 선고하였다.
대법원은 2023. 12. 7. 선고 2022두45968 판결(이하 '대상판결'이라 한다)에서 원고 승소 취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였다.
대법원은 세무조사결과 통지 내용 중 조세범칙행위와 동일성이 인정되지 않는 범위는 국세기본법이 정한 과세전적부심사 청구 기회 보장에 대한 예외사유가 존재하지 않으므로, 원칙대로 납세자에게 과세전적부심사 청구 기회가 보장되어야 한다고 보았으며, 근거는 다음과 같다.
① 통고처분은 조세범칙행위에 대해 그와 관련된 포탈세액을 기준으로 벌금상당액을 산정하며, 통고처분의 효력이 미치는 통고처분의 대상이 되는 조세범칙행위 자체는 그 범칙행위와 동일성이 인정되는 범칙행위로 한정된다(조세범처벌절차법 제15조 제3항, 대법원 2011. 4. 28. 선고 2009도12249 판결). 그렇다면 납세자가 받은 세무조사결과 통지 내용 중 통고처분 대상이 된 조세범칙행위와 동일성이 인정되지 않는 부분까지 국세기본법상 과세전적적부심사 청구 기회 보장에 대한 예외규정(이하 '예외조항'이라 한다)이 정한 '조세범처벌법 위반으로 고발 또는 통고처분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② 국세기본법 시행규칙 별지 제56호 서식의 '세무조사결과통지서'는 세무조사 항목별로 조사 결과를 기재하도록 하고 있고, 구 국세기본법 제81조의15 제7항은 세무조사결과 통지 일부에 대한 조기결정 신청이 가능하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세무조사결과통지 내용 중 일부에 대한 과세전적부심사 청구가 가능함을 전제로 한다.
③ 만약 원심과 같이 예외조항 적용 여부를 과세단위를 기준으로 판단 시 수 개의 조세범칙행위 중 일부에 대해서만 고발 또는 통고처분이 이루어지고 나머지에 대하여는 통고처분이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과세관청은 고발 또는 통고처분이 이루어진 범칙행위에 대한 과세단위 '전체'에 대하여 과세전적부심사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과세처분을 할 수 있게 되어 예외조항의 개정취지에 반한다.
한편, 대상판결 선고 전 후행 소득금액변동통지에 대하여 불복하는 관련 사건 소송 역시 진행되었다.
관련사건 제1심법원은 당초 처분에 절차상 하자가 존재할 경우 제척기간 이내 과세권이 소멸되지 않는 한 당초 처분 취소 후 위법사유 보완하여 재처분을 할 수 있으므로, 과세전적부심사 청구 기회 보장하지 아니하였다고 보아 선행처분 직권취소 후라도 동일한 내용의 후행 처분을 할 수 있다고 보아 원고 청구를 기각하였다(서울행정법원 2022. 10. 25. 선고 2021구합86474 판결).
관련사건 제2심법원 역시 같은 취지로 원고 항소를 기각하며, 당연무효인 선행 소득금액변동통지와 '별개' 처분인 후행 소득금액변동통지를 하기 앞서 과세전적부심사청구 기회를 부여하였다면 사전적 구제철차로서 의미가 충분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판시하였다(서울고등법원 2023. 4. 18. 선고 2022누67366 판결). 관련사건은 대법원 2023. 7. 13.자 2023두40922 심리불속행기각 결정으로 확정되었다.
한편, 절차상 하자가 중대 명백하여 처분이 무효라는 판결이 선고 및 확정된 후 통상제척기간이 지났음에도, 특례제척기간 규정을 적용하여 절차상 하자를 보완 후 재처분할 수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는, 과세실무는 특례부과제척기간을 적용할 수 없다는 입장으로 보인다(적부2023-0004, 2023.03.15.; 기획재정부 조세정책과-700, 2014.09.26.; 조세심판원 2021. 12. 15.자 2021서3633 결정; 조세심판원 2017. 9. 14.자 2017서3028 결정).
납세자 권리구제의 필요성, 하자가 중대명백하여야만 무효사유에 해당하는 점 등에 비추어 타당하다고 생각된다. 대법 2023. 12. 7. 선고 2022두45968 판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