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 에니, 유럽서 가장 강력한 'HPC6' 투입...'슈퍼컴퓨터로 석유·가스 찾는다'

슈퍼컴퓨터 '탑500'서 5위 차지...유럽서 최강

알고리즘 활용해 석유 매장지 이미지 생성

이탈리아 최대 에너지기업인 에니가 석유·가스 탐사에 투입될 슈퍼컴퓨터 'HPC6'를 공개했다.

2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에니는 석유, 가스 매장지 탐사에 필요한 기술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슈퍼컴퓨터'HPC6'가 가동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HPC6는 약 1만4000개의 고성능 반도체인 AMD 그래픽 처리장치를 포함하고 있으며 477페타플롭스(1초당 1000조번 연산) 규모의 컴퓨팅 성능을 자랑한다. 지난달 슈퍼컴퓨터 '탑500'에서 미국의 연구용 컴퓨터 3대, 마이크로소프트의 슈퍼컴퓨터 '이글'에 이어 5위를 차지했다. 미국을 제외한 유럽에서는 가장 강력한 시스템이다.

1억유로(약 1523억원)가 넘는 비용을 들여 제작된 HPC6는 밀라노에서 25마일(약 40km) 떨어진 작은 마을 페레라 에르보뇨네에서 가동될 계획이다. 새로운 석유, 가스 매장지를 발견하기 위한 데이터 분석뿐만 아니라 고성능 배터리를 개발하고 청정에너지 개발을 위한 계산을 수행하는 데에도 사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셰브론, 엑슨모빌, 셸 등 다른 오일 메이저들은 미국의 국가슈퍼컴퓨팅 응용센터와 로스알라모스 국립연구소의 슈퍼컴퓨터를 사용하고 있다. FT는 석유회사들이 자산의 디지털 트윈(가상모형) 생성부터 유전 굴착 등에 이르기까지 모든 작업을 수행하는 데 AI를 활용하는 사례가 점점 늘고 있다고 전했다.

로렌조 피오릴로 에니 연구·디지털 부서 책임자는 "HPC6이 이전 모델보다 약 9배 더 빠르며, 에니는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구매로 전환하지 않고 자체 기기들을 계속해서 구축해온 몇 안 되는 석유 회사 중 하나"라고 소개했다. 그는 알고리즘 코딩에 상당한 역량을 쌓았다고 언급하면서 "알고리즘을 활용해 석유가 어디에 얼마나 매장돼 있는지 선명한 이미지로 생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피오릴로 책임자는 또 "우리 연구팀은 연구 활동의 70%를 청정 에너지에 투자하고 있으며 탄소 포집·저장 장치와 태양광 패널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법에 주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