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정치적 양극화 아래 극우 음모론이 혼란 부추겨”
"尹 지지자들, '尹수호=종북 세력으로부터 한국 지키는 것'이라 여겨"
“알고리즘 중독으로 촉발된 세계 최초 내란 사건”
한국인 53%가 유튜브로 뉴스 소비…세계 평균보다 높아
“트럼프에겐 마가(MAGA), 윤석열에겐 태극기 부대 있어”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지지하는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한 시위자들 2024.01.04<사진 로이터>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정국을 둘러싸고 극우 유튜버들의 음모론이 이 같은 한국의 정치적 위기를 부추기고 있다는 외신의 분석이 나왔다.
4일(현지시간) 미 뉴욕타임스(NYT)는 '두려움과 음모론이 한국의 정치적 위기를 부추긴 방법'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이같이 보도했다.
NYT는 윤 대통령 자택 근처에서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하고 있는 수천명의 시위자들을 소개하며 이들은 "윤 대통령을 지키는 것이 사회 곳곳에 뿌리내린 '종북주의자'로부터 한국을 지키는 것이라 여긴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론조사에서는 다수의 한국인이 탄핵에 찬성하고 있으나 그의 강력한 지지층은 태극기 부대와 100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극우 유튜버"라며 "이들은 윤 대통령을 미국과의 동맹 수호자로 찬양하며 그의 정치적 적을 겨냥한 음모론을 강화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한국인의 53%가 유튜브를 통해 뉴스를 소비하고 있으며 이는 세계 평균인 30%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홍성국 칼럼니스트는 NYT에 "윤 대통령의 이번 계엄령 사태는 아마도 알고리즘 중독에 의해 촉발된 세계 최초의 내란 사건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NYT는 "윤 대통령의 지지자들은 주로 우파 유튜브 콘텐츠에 의존하며 이를 진실로 믿고 있다"며 윤 대통령과 우익 유튜버들이 동일하게 부정 선거를 주장하고 나선 것도 짚었다.
실제 윤 대통령의 지지자들은 지난해 4월 선거가 조작되었다고 믿고 있으며 내란을 저지른 것은 윤 대통령이 아니라, 그의 정치적 계획을 반복적으로 차단한 다수당인 야당이라고 주장한다.
NYT는 "대다수 한국인은 이러한 음모론은 극우 유튜버가 퍼뜨리는 온라인 선동 정치에 불과하다고 일축하지만, 정치적 양극화가 심화된 가운데 이러한 음모론은 윤 대통령을 둘러싼 혼란을 부추기며 열성 지지자들을 거리로 나오게 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또한 매체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에게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가 있다면 윤 대통령에게는 '태극기 부대'가 있다"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경희대학교의 안병진 정치학 교수는 "윤 대통령은 한국판 MAGA 운동에 의존해 권력을 유지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5일(현지시간) 보도로 윤 대통령 자택 앞에서 성조기를 들고 있는 탄핵 반대 시위 집회를 조명했다.
매체는 "윤 대통령은 2022년 취임 이래 사상 최저의 지지율에도 불구하고 극우 유권자층의 충성심을 유지해 왔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의 수사가 2020년 대선 당시 대규모 선거 부정을 주장하고 정치적 적을 국가의 적으로 지목한 트럼프 당선인의 것과 닮았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