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임기간 한반도의 비무장지대(DMZ)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2019.06.30 <사진 로이터>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의 복귀를 앞두고 한국이 독자적인 억제력을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제 정치 분석가 사이먼 티스들은 4일(현지시간) 영국 더 가디언에 기고한 칼럼을 통해 "트럼프 당선인 아래 미국이 신뢰할 수 없는 동맹국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며 "한국이 자체적인 억제력을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이 강해지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실제 트럼프 당선인이 시리아를 포함해 외국 갈등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표명하면서 1953년 구축된 미국의 핵우산이 현실적으로 여전히 실재하는지에 대한 논의가 심화되고 있다.
티스들은 "트럼프가 서울을 구하기 위해 아마겟돈을 감수할 것이라고 믿는 사람은 거의 없다"며 "이에 따라 한국이 자체적 핵 억제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이 더욱 강해지고 있다"라고 짚었다. 트럼프 당선인은 주한 미군을 철수하겠다고 위협한 바 있다.
아울러 양국의 상황 또한 핵 무장론에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티스들은 "북한은 새로운 친구들에 힘입어 기세가 오르고 있는 반면 남한은 매우 공개적으로 붕괴되는 등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며 "이 상황이 전 세계에 중요한 이유는 핵무기"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수십 년간 국제사회의 제재를 무시해 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구축한 핵탄두 무기고가 러시아와의 동맹과 중국의 용인 아래 트럼프 당선인 트레이드 마크인 무지를 이용할 준비가 되어 있다"라고 설명했다.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양대학 교수는 "김정은은 미국과 중국, 러시아 간 긴장 고조의 명확한 수혜자"라며 "이상하게도 북한은 남쪽의 이웃에게 더 위협적이 되고 서방에 더 큰 군사적 도전을 가하는 가운데 경제적 안정성을 얻었고 외부 압력에 덜 취약해졌다"라고 분석했다.
로버트 E 켈리 분석가는 "북한은 전통적인 군사적 측면에서 크게 뒤떨어져 있으며 심각한 갈등은 정권에 실존적 위험을 초래하기 때문에 다른 어떤 핵무기 보유국보다 실제 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이 훨씬 더 높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당선인과 김 위원장과의 관계도 불확실성으로 남아있다. 티스들은 "향후 트럼프-김정은 간의 협상이 이루어진다면 비핵화는 포기되고, 북한은 일부 핵무기를 보유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는 서울에 매우 나쁜 소식"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부분의 한국인이 안보를 위해 핵무기 개발을 지지하고 있다"며 "만약 그 일이 일어난다면 전 세계적인 핵 비확산 노력에 미칠 영향은 재앙적일 수 있다"라고 짚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