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캐나다 합병하면 관세 사라져…트뤼도도 알고 사임한 것"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사진 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관세 위협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아 온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사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6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트뤼도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집권 자유당이 새로운 후임자를 정할 때까지만 총리직을 유지하고, 캐나다 의회는 3월 24일까지 연기되거나 정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캐나다는 다음 선거에서 진정한 선택을 할 자격이 있다"며 "내부 갈등을 겪어야 한다면 나는 그 선거에서 최선의 선택이 될 수 없다는 것이 분명해졌다"고 했다.
이어 "어젯밤 저녁 식사 때 자녀들과 이런 생각을 공유했다"면서 "나는 당이 치열한 경쟁을 거쳐 차기 지도자를 선출하면 자유당 대표와 총리직에서 물러날 생각"이라고 했다.
트뤼도 총리는 2015년 11월부터 9년 넘게 캐나다의 총리직을 수행해왔다. 그는 이민자 증가에 따른 주택 문제와 물가 상승 등으로 지지율이 하락한 데다 트럼프 당선인이 관세율을 올리겠다고 위협하면서 고심해 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해 11월 중국에서 생산된 마약이 멕시코와 캐나다를 통해 미국으로 유입된다면서 국경을 강화하지 않으면 취임 즉시 이들 국가에서 들어오는 모든 수입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
트뤼도 총리는 이후 트럼프 당선인의 자택인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를 방문하고, 국경 보안을 강화하기 위해 향후 6년간 13억 캐나다 달러(약 1조3000억원)를 투입하겠다는 계획도 마련했다. 그러나 트럼프 당선인은 트뤼토를 '캐나다 주(州)지사'로 칭하고 '캐나다는 미국의 51번째 주가 돼야 한다'고 조롱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도 자신이 설립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캐나다의 많은 사람들은 미국의 51번째 주가 되는 것을 좋아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은 더 이상 캐나다를 위해 엄청난 무역 적자와 보조금을 감당할 수 없다"며 "트뤼도 총리는 이를 알고 사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캐나다가 미국과 합병하면 관세는 없고 세금은 대폭 낮아지며, 끊임없이 주변을 에워싸고 있는 러시아와 중국 선박의 위협으로부터 안전해질 것이다. 함께라면 얼마나 위대한 나라가 될 것인가"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