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빗 리서치센터, 10일 비트코인 가격 동향 보고서 통해 언급
"美 법무부(DOJ)의 '실크로드' 압수 물량(약 65억 달러) 매각 때문 단정 어려워"
"시장엔 하락 이유에 대한 다양한 의견 나와...위험자산 시장에 악재 겹쳐"
◆…［사진=연합뉴스 제공］
10만 달러를 돌파했던 비트코인 지난 7일 이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보이면서 최근 급락한 비트코인 이유가 '실크로드 물량 때문'이라는 진단이 나왔으나 실제적으로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방향성 때문'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코빗 리서치센터 김민승 연구원은 10일 분석보고서에서 "지난 8일부터 발생한 비트코인 가격 하락의 원인을 '실크로드 물량 때문이다'라고 단정 짓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김 연구원은 "(지난)7일 밤부터 하락세로 전환한 비트코인은 8일 새벽부터 급락을 시작해 10만2000달러에서 9만2000달러 아래까지 하락했는데, 비트코인이 10만 달러 근처에서 하락한 일은 여러 차례 있었지만 이번에도 시장에서는 하락 이유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면서 "(비트코인)하락의 원인은 결국 또 미 연준의 금리 방향성"이라고 진단했다.
8일 새벽 공개된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에서 연준은 미국 인플레이션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판단하며, 그로 인해 통화 정책 완화 속도를 늦추는 방향으로 기울고 있다는 것이 알려졌다는 점에 주목했다.
김 연구원은 "또한 연준은 트럼프 취임 후 무역, 이민, 재정 및 규제 정책의 잠재적 변화 범위 및 시기 등을 논하면서 불확실성이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면서 "위험자산 시장에는 악재가 될 여러 소식이 겹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비트코인 가격이 큰 폭 하락한 이유에 대해 시장에서는 '미 법무부(DOJ)가 다크웹 '실크로드'에서 압수한 비트코인 6만9370개(약 65억 달러) 매각에 대한 법원의 최종 허가를 득했다는 소식이 가장 먼저 주목받았다.
◆…［자료출처=코빗 리서치센터 보고서］
김 연구원은 "이 내용은 7일 밤과 8일 새벽에 가격 하락과 함께 여러 언론에 보도되기 시작했으며, 많은 사람들은 이를 비트코인 가격 하락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이어 "흥미로운 점은 이 판결이 작년 12월 30일에 났다는 점"이라면서 "비트코인 가격을 10% 가량 하락시킬만한 내용의 판결이었다면 판결 직후 여러 언론에 보도되었겠지만, 판결 당시에는 큰 주목을 받지 못하다가 하락이 발생하니 언론의 관심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또한 "독일 정부 물량(약 4만개)과 마운트곡스 물량(약 4만7천개)이 시장에 나올 때도 비슷한 양상이었다"면서 "그 규모의 물량이 시장에서 한날한시에 시장가 매도될 리도 없고, 만일 그런 일이 발생한다고 해도 비트코인 시장은 충분히 그것을 소화할 규모"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수만 개 비트코인이 시장에 풀린다'는 것이 시장 참여자들의 공포감을 조성했을 뿐, 실제 매도로 인한 하락은 없었다"면서 "공포심에 잠시 하락했던 가격은 곧 반등했다. 오비이락,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 격"이라고 부연했다.
이 외에도 비슷한 시기 중국에서 새로운 감염병이 유행한다는 뉴스와 인도와 영국에서도 감염자가 발견되었다는 소식이 연달아 전해지면서 세간의 관심을 끌게 되었지만 수년간 세계 경제를 멈추었던 COVID-19 사태 재현 우려는 전문가들 사이에선 '과도한 우려'라는 의견을 보였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사실 COVID-19의 대유행은 결국 글로벌 유동성 증가로 이어져 2021년 가상자산 가격 대상승을 일으킨 직접적 원인이 되기도 했기에, 질병 관련 뉴스가 비트코인 가격 하락을 일으켰다는 가정은 무리가 있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결국 이번 비트코인의 하락의 원인은 미 연준의 금리 방향성에 따른 것이며, 이에 따라, 비트코인뿐 아니라 미국을 위시한 각국 증시가 모두 하락했다고 진단했다.
김 연구원은 "이번 하락은 뚜렷한 악재 없이 불안 심리로 인한 조정으로 볼 수 있다"면서 "시점이 정해진 악재는 그 시점이 지나면 해소될 수 있는데, 트럼프 취임 이후 인플레이션이나 무역 등 경제상황에 대한 불안 심리와 연준의 금리 인하 속도 예측은 명확한 해소 시점을 예상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다만 "'크립토 프레지던트' 트럼프의 행정부나 의회가 과거와 다른 전향적인 움직임을 보여 준다면 시장의 분위기는 언제든지 반전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