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특사, 네타냐후와의 면담서 '엄중한 메시지' 전달
민주당 의원 "이번 합의 트럼프 없이는 이뤄질 수 없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왼쪽)과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평화 특사. 사진=로이터통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15일(현지시간) 가자전쟁 휴전에 합의했다. 지난 2023년 10월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한 이후 15개월 만이다. 휴전은 오는 19일부터 발효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오후 12시24분 자신의 소셜미디어 플랫폼인 트루스 소셜에 "이 엄청난 휴전 합의는 지난 11월에 우리가 역사적인 승리를 거뒀기 때문에 비로소 가능했다"며 공을 자신에게 돌렸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에서 "멈추지 않는 나의 외교적 노력이 이런 결과를 낳았다"며 "이번 합의는 끈질긴 미국 외교의 결과"라고 강조했다.
주요 외신들은 이번 합의 성사에 "두 대통령 모두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평가하면서도 트럼프 당선인 측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평화 특사의 역할에 대해 주목했다.
영국 가디언·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휴전 협상에 참여하기 위해 카타르 도하에 머물던 위트코프 특사는 지난 11일 이스라엘을 전격 방문해 네타냐후 총리를 만났다. 위트코프 특사는 안식일이 시작된 10일에 네타냐후 총리 측에 전화를 걸어 면담을 요구했다. 총리의 측근들은 유대교 안식일이 지나고 나서 만날 것을 제안했지만 위트코프는 안식일에 관심 없다며 다음 날 아침에 만날 것을 단호하게 주장했다.
결국 위트코프 특사의 요구대로 토요일 면담이 이뤄졌고 이후 네타냐후 총리는 휴전 협상 대표단을 카타르로 보내기로 했다. 이스라엘 정부 고위 관계자는 채널 14와의 인터뷰에서 "위트코프가 휴전안의 핵심 쟁점에 대해 분명하게 요구한 트럼프 당선인의 엄중한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그동안 강경 태세를 고수하던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위트코프 특사가 전달한 메시지를 받고는 뜻을 굽힌 것이다.
이스라엘 매체들은 이를 두고 네타냐후 총리가 자신의 위치를 인식하게 되었다고 꼬집었다. 나다브 에얄 칼럼니스트는 예디오스 아로노스 신문에서 "트럼프가 받아쓰기 속도로 합의를 수용하라고 요구하자 결코 그를 거부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 네타냐후 총리는 이번 기회에 자신들의 위치를 정확히 인식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이번에 받아들인 휴전 조건은 지난해 5월 바이든 행정부가 제시한 3단계 휴전안과 거의 동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출신 톰 말리노프스키 전 하원의원은 뉴욕타임스에 "이번 합의는 바이든의 것이지만, 트럼프 없이는 이뤄질 수 없었다"고 논평했으며 영국 텔레그래프는 '트럼프식 압박'이 협상안의 실무적 난제를 풀어갈 최종 동력을 불어넣었다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