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그리브 국가안보장관 등 극우정당 소속 의원 줄줄이 사퇴
"휴전 합의는 테러에 대한 굴복…이념적 레드라인 넘었다"
가디언 "네타냐후 입지, 모든 측면에서 위태로워 져"
네타냐후, 전쟁 끝날 시 기습공격 책임·부패혐의 직면
◆…이스라엘 극우 정당인 '유대인의 힘' 소속 의원들이 가자지구 휴전 협정에 반발하며 정부에서 사퇴한 가운데 이번 휴전 합의가 벤야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정치적 생명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사진 로이터>
이스라엘의 강경 극우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장관을 포함해 극우 정당 '유대인의 힘' 소속 의원들이 가자지구 휴전 협정에 반발하며 정부에서 사퇴한 가운데 이번 휴전 합의가 벤야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정치적 생명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9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유대인의 힘'(오츠마 예후디트 당)은 이날 성명을 통해 벤-그비르 국가안보장관, 아미차이 엘리햐우 유산부 장관, 이츠하크 바세를라우프 네게브·갈릴리·국가회복력부 장관 등 소속 장관 3명이 네타냐후 총리에게 사임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벤-그비르 국가안보장관은 서한에서 "이번 휴전 합의는 테러에 대한 굴복"이라며 "이념적 모든 레드라인을 넘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하마스를 완전히 궤멸하고 전쟁 목표를 달성하지 않는 한 정부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스라엘은 이번 휴전 협상을 통해 하마스에 의해 가자지구에 억류된 수십 명의 인질을 석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나 벤-그비르 국가안보장관은 이번 합의가 수백 명의 팔레스타인 수감자를 풀려나게 하고 군의 가자지구 국경 철수로 인해 하마스의 가자지구 통치 가능성을 열어뒀다고 지적한다.
이스라엘은 6주간의 휴전 동안 석방되는 인질 1명당 팔레스타인 수감자 30명을, 이스라엘 여성 군인 1명당 수감자 50명을 풀어주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 소속 의원인 즈비카 포겔, 리모르 손 하르-멜레크, 이츠하크 크로이저 의원도 소속 위원회에서 사임했다. 당은 "이 시점부터 '유대인의 힘'은 연정의 일원이 아니다"라고 선언했다.
이로 인해 네타냐후 연정의 크네세트(이스라엘 의회) 내 과반 의석은 기존 120석 중 68석에서 62~63석으로 줄어들게 됐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의석수가 줄어들면서 연정이 더욱 불안정해질 가능성이 크다"라고 짚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 같은 우파 연정의 반발과 포로 송환을 요구하는 여론 사이 정치적 입지가 위태로워지고 있다.
앞서 이스라엘 현지 매체 마리브는 "네타냐후가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유지하기 위해 타결을 서둘렀으나, 작은 실수라도 그의 정부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며 "협상 실패나 연정 내부 갈등 심화는 조기 총선이라는 새로운 국면을 가져올 것"이라고 분석했다.
영국 더 가디언 또한 "이번 합의가 네타냐후의 입지를 모든 측면에서 위태롭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네타냐후 총리의 불안정한 연정 정치뿐 아니라 전쟁이 끝날 경우 그가 하마스의 기습 공격과 관련된 책임 문제와 부패 혐의에 직면하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가자지구 작전은 그를 '국가 안보에 몰두하는 지도자'로 만들어 다른 문제를 부차적인 요소로 만드는 역할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