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임기 취임식 날 멜라니아 트럼프 영부인과 국회의사당을 떠나고 있다. 2025년 1월 20일 <사진 로이터>
도널드 트럼프가 2025년 1월 20일(현지시간) 제47대 미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그는 두 차례의 탄핵과 암살 시도, 여러 법정 공방에도 불구하고 4년 만에 극적으로 백악관에 복귀하며 '아메리카 퍼스트'(미국 우선주의)를 재차 선포했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기 위해 살아남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 의회 의사당 로툰다에서 연설하며 "미국 시민들에게 2025년 1월 20일은 해방의 날"이라고 말했다. 이 장소는 2021년 1월 6일 트럼프 지지자들이 그의 대선 패배를 뒤집기 위해 난입했던 상징적 공간이다.
또한 이번 취임식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있어 극적인 정치적 복귀를 의미한다. 그는 임기 기간 투 차례 탄핵을 당했고, 이번 대선 기간 두 번의 암살 시도에서 살아남았으며 형사 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을 뿐 아니라 2020년 대선 패배를 뒤집으려 했다는 혐의로도 기소됐다. 다만 그는 8년 만에 처음으로 백악관을 되찾은 대통령이 됐다.
그는 이날 30분간의 취임사 중 7월 암살 시도 당시 귀를 스친 총탄을 언급하며 "나는 하나님이 구원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기 위해 살아남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많은 이들이 내가 이렇게 역사적인 정치적 복귀를 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며 "그러나 지금, 이 순간, 나는 미국에서 불가능이란 없음을 증명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미국 황금시대는 이제 시작…미국을 최우선시할 것"
트럼프 대통령은 8년 전과 마찬가지로 '미국 우선주의'를 선포했다. 그는 "황금시대는 이제 시작된다"며 "단순하게 미국을 최우선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힘을 통한 평화'도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세계 어디에도 없는 강력한 군대를 만들 것"이라며 "우리의 성공은 승리한 전투뿐 아니라 끝낸 전쟁, 특히 우리가 시작하지 않은 전쟁으로 평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우리가 이용당하는 일이 단 하루도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의 주권을 되찾고 안전을 회복하겠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나의 가장 자랑스러운 유산은 평화 중재자이자 통합자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왼쪽부터) JD 밴스 미국 부통령,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마이크 존슨 미국 하원 의장. 2025년 1월 20일 <사진 로이터>
바이든 정책 다 뒤집는다…"국경 폐쇄·석유 시추 확대·다양성 정책 폐기"
그는 이날 취임사에서 자신을 평화와 통합의 지도자로 묘사하면서도 급격한 정책 변화를 예고하는 강경 발언을 이어갔다. 이민 정책부터 외교정책까지 바이든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전 행정부를 강력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다른 국가들이 자국의 범죄자들을 미국으로 보내고 있다는 주장을 반복하며 예고한대로 남부 국경에서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불법 입국을 즉시 차단하는 동시에 불법 이민자들의 본국 송환 절차를 시작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국가 에너지 비상사태'를 선포, 석유 등에 대한 시추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6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 연안의 석유와 천연가스 생산을 위한 시추를 전면 금지하는 명령을 내리자 트럼프 당선인은 이를 강력하게 비난하며 "즉각 뒤집을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바이든 행정부가 시행한 다양성(Diversity), 형평성(Equity), 포용성(Inclusion, DEI) 관련 정책의 퇴보도 예고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정부가 앞으로 단 두 개의 성별(남성과 여성)만을 공식적으로 인정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그간 예고한 대로 새로운 관세를 즉시 부과하지는 않았다. 대신 그는 연방 기관에 캐나다, 중국, 멕시코와의 무역 관계를 평가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