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취임 후 기대감 무너진 비트코인... 향후 전망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과 함께 가상화폐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친비트코인' 행보로 기대감을 모았으나, 취임 연설과 행정명령 목록에서 가상화폐 관련 언급이 빠지며 상승세를 이어가던 비트코인이 하락세로 전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의사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연설했으나, 가상화폐나 비트코인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이후 백악관 집무실에서 서명한 주요 행정명령에도 디지털 자산 관련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이로 인해 시장의 기대가 꺾이며 비트코인 가격은 급락했다.

21일 한국 시간으로 오후 5시 50분 기준,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전일 대비 5.32% 하락한 10만2271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날 사상 최고가였던 10만9000달러를 넘어선 직후의 급락이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기간 중 '친비트코인 대통령'을 자처하며, 미국 정부의 비트코인 비축 정책을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다. 이러한 공약으로 인해 가상화폐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디지털 자산 관련 규제가 완화되고 시장이 활성화될 것이라는 기대를 품었다.

시장 분위기를 더욱 뜨겁게 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발행한 밈코인 '오피셜 트럼프'였다. 17일 출시된 이 코인은 하루 만에 960% 이상 상승하며 가격이 7달러에서 74.3달러까지 치솟았다. 시가총액은 150억 달러를 돌파하며 가상화폐 시총 순위 18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에 더해 20일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아내 멜라니아 트럼프가 자신의 이름을 딴 밈코인 '멜라니아'를 출시하며 밈코인 열풍을 이어갔다.

그러나 트럼프 일가의 이러한 행보는 긍정적인 평가만을 받지는 못했다. 비영리단체 '책임과 윤리를 위한 시민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산업 규제를 완화하면서 개인적 이득을 취하려 한다는 비판을 제기했다. 뉴욕타임스와 포브스도 트럼프 일가의 코인 사업이 윤리적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이 가상화폐 시장에 대한 구체적인 방향성을 제시하지 않으면서 비트코인 가격은 취임식을 기점으로 하락세로 돌아섰다. 20일 오후 1억6000만 원대까지 상승했던 비트코인 가격은 21일 오전 8시 기준 1억5333만 원으로 떨어졌다.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한 결과로, 이는 시장의 기대감이 실망감으로 변한 데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가상화폐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향후 어떤 정책을 통해 이들의 기대를 충족시킬지 주목하고 있다. 시장 관계자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디지털 자산에 대한 정책을 내놓을 가능성을 여전히 열어두고 있지만, 실질적인 변화를 보이기 전까지 가상화폐 시장의 변동성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