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 [사진=한화갤러리아]
23일 매일경제의 단독 보도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아워홈의 주요 주주인 구본성 전 부회장과 장녀 구미현 회장이 보유한 지분 약 58%를 매입할 계획이다. 다만, 이 중 약 8%의 지분은 2년 후 대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처리될 예정이다. 이와 같은 단계적 인수 방안은 LG그룹이 아워홈과의 기존 단체급식 계약을 즉각 변경할 가능성을 줄이는 동시에, 한화 측이 사업 안정화를 꾀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 급식업계 관계자는 "구본성 전 부회장 지분을 일부 남겨두는 방식은 LG그룹 입장에서 기존 계약을 유지할 유인을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LG그룹 물량이 아워홈 전체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다는 점을 들어, 경쟁입찰이 발생하더라도 아워홈이 가진 높은 경쟁력을 통해 충분히 공급 계약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한화그룹은 아워홈의 기업가치를 약 1조5000억 원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는 연간 EBITDA 대비 약 10배 수준으로, 일각에서는 단체급식 산업의 특성상 다소 높은 평가라는 지적도 나온다.
다만 한화는 이 같은 고평가에도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한화 관계자는 아워홈의 기존 비효율 구조를 개선하고, 그룹 내 유통 및 서비스 계열사와의 시너지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면 해당 멀티플(평가 배수)을 한 자릿수로 낮출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현재 구지은 전 부회장은 한화로의 매각을 저지하기 위해 법적 대응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워홈 정관에는 주주가 보유 지분을 매각할 경우, 다른 주주에게 우선매수권을 제공해야 한다는 규정이 명시되어 있다. 이를 근거로 구 전 부회장은 지분 매각을 저지하거나 일부를 확보하기 위해 가처분 신청과 같은 법적 절차를 검토 중이다.
IB업계 관계자는 "구 전 부회장이 지분처분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거나 우선매수권을 행사하려는 경우, 양측 간의 법정 공방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이러한 갈등이 경영권 분쟁을 더욱 심화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한편, 한화그룹은 이번 인수를 통해 아워홈의 단체급식 사업뿐 아니라 그룹 내 유통·서비스 계열사와의 협력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단계적 지분 인수 방안은 사업 연착륙과 안정화를 위한 초석으로 평가되며, 이를 통해 한화는 단체급식 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구축하려 하고 있다. 아워홈이 한화그룹으로 안정적으로 이전될 수 있을지, 그리고 경영권 다툼이 향후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