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렘린 "美와 동등하고 상호존중적인 대화에 열려있어"
우크라 "美, 러 금융·암호화폐 결제 시스템 등 제재 가능"
트럼프, 다보스서 "푸틴과 우크라전·핵 군축문제 협상할 것"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러시아를 겨냥, 종전 협상에 참여하지 않으면 관세 등 제재를 확대하겠다는 최후통첩을 날리자 크렘린궁이 미국과 대화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사진 로이터>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전을 추진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러시아를 겨냥, 종전 협상에 참여하지 않으면 관세 등 제재를 확대하겠다는 최후통첩을 날리자 크렘린궁이 미국과 대화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23일(현지시간) 영국 인디펜던트지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에서 특별히 새로운 점은 없다"면서도 "러시아는 미국과 동등하고 상호 존중적인 대화에 열려 있다"라고 말했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직접 언급하며 "우리가 곧 협상을 하지 않는다면 러시아가 미국과 기타 참여국에 판매하는 모든 상품에 높은 수준의 세금과 관세, 제재를 가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쉬운 방법도 있고 어려운 방법도 있지만 항상 쉬운 방법이 더 낫다"고 완곡히 경고하며 "이제는 협상을 할 시간, 이 전쟁을 끝내자"라고 강조했다.
안드리이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교부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발언을 환영한다"며 "모스크바(러시아)에 강력한 신호를 보냈다"고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이미 장기화된 전쟁으로 미국이 러시아에 각종 제재를 확대해 온 만큼 러시아 경제가 추가적인 타격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으나 블라디슬라브 블라시우크 우크라이나 제재 담당 위원은 이날 인디펜던트지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러시아의 금융기술, 암호화폐 결제 시스템,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 개발 등 최소 10가지 추가 제재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이날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의 화상 연설을 통해 푸틴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전쟁 및 핵 군축 문제에 대한 협상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미국과 중국 간의 관계가 "매우 좋다"며 중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이 상황에서 매우 강력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며 "우리가 협력하여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기간 취임 24시간 안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겠다고 공언해 왔으나 이는 결국 실현되지 않았다. 푸틴 대통령은 트럼프의 취임식 날, 전쟁을 서둘러 종결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연설을 통해 "향후 협상의 목표는 단순한 휴전이나 재무장을 위한 일시적 중단이 아니라 지역 주민들의 정당한 이익이 존중되는 장기적 평화여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