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과 한국개발연구원(KDI)의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2년째 적중했다.
효율적인 통화.재정정책의 기초자료로서 민간연구소에 비해 우월한 신뢰성을 입증했다는 의미다.
그러나 물가 안정을 존립목적으로 삼고 있는 한국은행은 물가 전망 적중에는 실패해 그 의미가 반감됐다.
30일 한국은행과 금융업계에 따르면 한국은행과 KDI의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2년째 적중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과 KDI는 2005년 12월에 2006년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5.0%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으며 이는 그대로 실현됐다.
한국은행과 KDI는 2004년 12월에도 2005년 한국 경제성장률을 4.0%로 예상해 적중했다.
양 기관은 민간연구소들에 비해 낙관적인 예측치를 끝까지 고수해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지난해 일부 민간연구소들은 하반기부터 경기가 하강국면에 진입했으며 연간 경제성장률도 4% 중후반에 머물 것이라고 일관된 목소리를 내 양 기관을 곤혹스럽게 했다.
양 기관은 정부 기관 특유의 낙관적인 전망을 고수하다가 통화.재정정책 집행 타이밍을 호도하고 있다는 비판까지 받았다.
그러나 지나고 보니 민간연구소들에 비해 양 기관의 예측치가 상대적으로 정확했던 셈이다.
2006년 전망치의 경우 삼성경제연구소 4.8%, LG경제연구원 4.7%, 현대경제연구원 4.5%, 금융연구원 4.7%, 산업연구원 4.9%, 한국경제연구원 4.9%로 실제치인 5.0%보다 비관론을 피력했다.
2005년 전망치의 경우 삼성경제연구소 3.7%, LG경제연구원 3.8%, 현대경제연구원 4.0%, 금융연구원 4.6%, 산업연구원 4.3%, 한국경제연구원 4.1%로 실제치인 4.0%와 거리를 보였다.
민간연구소 중에서는 한국경제연구원의 예측치가 2년 연속 0.1%포인트 차이에 불과해 강한 예측력을 과시했다.
한은은 2년 연속으로 경제성장률 전망을 맞췄음에도 물가 및 국제수지 전망이 크게 빗나가 빛이 바랬다.
한은은 2005년 12월에 2006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연간 3.0%, 근원인플레이션이 2.7%로 비교적 높은 수준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지만 실제치는 각각 2.2%, 1.8%로 나타났다.
한은의 존립 목적이 물가안정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물가 전망이 크게 빗나간 것을 가볍게 볼 수 없다.
또 한은은 2006년말 경상수지가 16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지만 지난해 11월말 누적 기준 59억5천만달러로 실제치는 예측치에 크게 못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경상수지 전망치를 2005년 12월말에 160억달러, 지난해 3월에는 100억달러, 7월에는 40억달러, 12월에는 60억달러로 변경하는 등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