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원의 결론은 대부분 기각(납세자 패소)으로 귀결된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종종 인용(승소)결론이 나는 경우도 있지요. 이처럼 결론의 향방이 두 갈래로 나뉘는 것은 이 건의 경우 법 논리도 법 논리지만 '케이스 바이 케이스'원칙이 고려되어야 할 부분이 많기 때문입니다.
비록 쟁점은 하나지만 개별 케이스는 너무 다양하기 때문에 심판결론의 향방도 다르고 웃는 자와 우는 자가 나뉠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이 건과 관련한 불복청구를 전쟁에 비유하자면 '휴전 없는 지구전(持久戰)'으로 비유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 '분쟁의 쟁점'-무리한 법 적용 때문(?)=이 건과 관련해 과세관청과 납세자간 분쟁이 일어나는 이유는 ▲같은 동 APT라 해도 가격이 천차만별이란 점 ▲같은 동 APT라 해도 매매가격을 알기 어렵다는 점 등 2가지로 요약됩니다.
이를 전제로 하고 현행 법을 한 번 훑어볼까요. 현행 법상 APT등 주택증여시 기본적으로 시가로 증여세를 부담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시가를 알 수 없을 경우 정부가 일률적으로 매겨놓은 '기준시가'를 바탕으로 증여세를 내도록 되어 있습니다.
납세자들은 대부분 시가가 아닌 기준시가로 증여세를 냈다가 '뒷통수'를 맞은 경우에 속합니다. 현행 법상 '유사매매사례가액' 규정에 따라 3개월 이내에 유사한 APT 매매시가가 확인될 경우 증여세 과세는 이 매매시가를 기준으로 재계산, 납세자들의 세부담이 부쩍 늘어나게 되는 것입니다.
생각지도 못한 세금을 두들겨 맞았는데 대로(大怒)하지 않을 납세자가 있을까요. 게다가 납세자들은 유사한 APT 매매시가 확인이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오직 과세관청만이 확인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납세자들은 '어이없는' 상태가 될 수 밖에 없는 셈이지요.
납세자들을 더욱 '분통'터지게 만드는 것은 과세관청의(심판원 승소건의 대부분이 이 경우에 속합니다)일률적인 법 적용입니다. 전제했듯이 같은 동 APT라 해도 로얄층, 조망권 및 수리상태 등 요인에 의해 가격(시가, 기준시가)은 천차만별로 다릅니다.
과세관청인 국세청은 이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과세권을 행사, 납세자들의 '불복청구'를 부채질하고 있는 형편입니다. 물론 모든 불복청구가 부당한 과세권 행사로 비롯된 것은 아닙니다만 과세행정의 '신뢰성' 확보를 위해서라도 좀 더 철저한 규명 뒤의 권한행사가 뒤따라야 한다는 아쉬움은 남는 것이 사실입니다.
□ '분쟁의 쟁점'-제도의 미비점 때문(?)=이 건과 관련해서 매번 기각결정만 나면 (제도·행정상)문제가 전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러나 문제는 인용결정이 떨어지는 경우가 심심찮게 나온다는 것입니다.
최근에도 심판원은 이 문제에 연루, 2억원의 억울한 세금을 낼 뻔했던 납세자를 구제해 주는 결정을 내렸지요. 국세청이 적용한 증여세 과표(APT가격)는 납세자가 애초 신고한 증여세 과표와 무려 5억 가까운 차이를 보일 정도였습니다.
왜 이런 차이를 보였을까요? 앞서 언급했듯 APT가격이란 것이 층별로 다르고, 조망권과 시설상태 등에 따라 천차만별이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국세청은 당초 과세결정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으로(?) 맞서다 심판원 결정에 KO되고 말았습니다.
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행정상의 문제도 문제지만 제도적인 보완이 필요하다는 것이 조세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특히 유사 APT 매매가액 열람이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시급히 구축해야 한다는 지적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제도적인 보완이 필요하다는 것이지요.
유사 APT 매매가액 열람이 가능하도록 시스템이 만들어진다면 세부담의 주체인 납세자들이 '뒷탈 방지' 차원에서 이를 꼼꼼히 챙겨보고 세금신고를 할 테고 국세청도 간단한 확인작업만 거쳐 신고성실도만 분석해 내면 분쟁의 소지를 최소화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제도 입안 기관인 재정경제부가 뭔가 '액션'을 좀 취해줘야 한다는 말인데 정작 재경부는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는 형편입니다. 비록 '다수(多數)'는 아니지만 관련 법 운용과정에서서 '안정성'과 '예측가능성'이 확보되지 못한 사례가 나오고 있는 것을 확인한 이상 제도 개편방안을 한 번쯤은 숙고해 봐야 하는 것인데도 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