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 유관단체, 48억대 법인세 등 세금불복 소송서 사실상 패소

신천지예수교(신천지)의 유관단체가 과세당국을 대상으로 48억원 규모의 법인세·증여세 등을 취소하라는 소송을 냈으나 1심에서 몇백만원 규모의 세금만 취소 판결을 받으며 사실상 패소했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나진이 부장판사)는 최근 신천지 유관 단체인 사단법인 하늘문화세계평화광복(HWPL)이 서초세무서 등을 상대로 제기한 법인세등부과처분취소소송에서 원고 일부 패소 판결했다.

서울지방국세청은 2020년 4월 28일부터 같은 해 10월 31일까지 비영리법인인 HWPL에 대한 법인통합조사를 실시한 결과 2016∼2019년 신도들에게 DVD를 판매해 수익 사업을 영위했는데도 법인세와 부가가치세를 내지 않았다는 이유로 과세자료를 서초세무서 등에 통보했다.

또 2013∼2019년까지 행사 후원 명목으로 신천지와 이만희 총회장, 그외 개인 출연자 9명 등으로부터 30억원을 증여받았음에도 증여세를 신고하지 않았다는 이유도 서초세무서에 통보했다.

HWPL은 이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다. HWPL 측은 "회원들로부터 행사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기위한 후원금을 받았을 뿐이고 DVD는 회원들의 후원에 대한 감사의 의미로 무상 배포된 답례품"이라며 "후원금은 수익사업에서 생기는 소득이라고 볼 수 없어 법인세를 부과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증여세의 경우 신도들이 HWPL을 후원할 목적으로 낸 돈을 신천지가 따로 모아서 전달했을 뿐이므로 증여자를 회원들이 아닌 신천지로 잘못 특정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1인당 증여 액수가 50만원 미만이어서 증여세 부과 대상이 아니라고 항변했다.

또 HWPL은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 '공익법인' 중 하나인 문화단체에 해당하므로 원고가 출연받은 재산의 가액은 증여세 과세가액에 산입될 수 없다고 했다.

재판부는 "HWPL은 신천지와 함께 신도들에게 대가를 받고 DVD를 계속, 반복적으로 판매해 수익을 얻었다고 봄이 타당하다"며 HWPL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DVD는 일정한 보급가를 정해두고 판매 내역을 관리한 사실이 확인되고, 후원금 역시 HWPL의 주장에 부합하는 증거가 부족하며, 오히려 신도들이 HWPL이 아닌 신천지에 후원했을 가능성이 더 크다고 판단했다. 또 HWPL이 상승세법상의 '공익법인'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다만 재판부는 신도 5명이 HWPL에 직접 송금한 950만원까지 신천지가 증여한 것이라고 본 부분은 잘못됐다며 정당세액을 초과한 약 700만원은 취소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세무당국과 HWPL 측은 1심 판결에 불복해 각각 항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