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60%아닌 10% 부과·中 범위 좁아…"양국 조치 제한적"
中, 대화 의향 내비쳐…백악관 "며칠내 양 정상 통화 예정"
협상 "쉽지 않을 것"…"中 10% 관세 타격 감내할 수도"
세율 인상 등 불확실성도…트럼프 "합의 못할시 관세 올릴 것"
◆…2019년 6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만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 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일방적인 관세 공세에 중국이 반격을 예고하면서, 세계 최대 경제 대국 간 무역 전쟁이 본격화됐다. 다만, 중국의 보복 관세 시행까지 약 5일이 남은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대화를 앞두고 있어 양국이 무역 전쟁의 벼랑 끝에서 물러설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미국은 지난 1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행정명령에 따라 4일(현지시간) 오전 12일부터 중국산 제품에 10%의 관세 부과를 이행했다.
이에 중국은 오는 10일(현지시간)부터 미국산 석탄 및 액화천연가스(LNG)에 15% 관세를, 원유·농기계·대형 엔진 자동차에는 10%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발표하며 맞섰다.
다만 양국의 조치가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올뿐더러 보복 조치에도 불구 중국이 대화에 응할 의사가 있음을 내비치면서 본격적인 무역 전쟁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우선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산 제품에 대선 기간 공언해 온 60% 관세에 훨씬 못 미치는 10% 추가 관세를 결정했다.
중국의 보복 조치 또한 미국이 전 제품에 관세를 부과한 것에 비해 범위가 제한적이다. 영국 BBC에 따르면 미국은 세계 최대 액화천연가스 수출국이지만,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2.3%에 불과하다. 또한, 중국이 수입하는 자동차의 주요 국가는 유럽과 일본이다.
이에 따라 이 같은 선택적 대응이 향후 대화에서 협상력을 확보하고 지렛대를 마련하기 위한 첫 단계라는 분석도 나온다.
BBC는 "중국 정부가 트럼프 전 대통령 취임 이후 미·중 관계가 예상보다 우호적으로 출발했다는 점에서 기대를 걸고 있을 수 있다"고 짚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전 시 주석과 "매우 좋은" 통화를 했다고 밝혔고 그의 취임식에는 역대 최고위급 중국 당국자가 참석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 해결을 위해 시 주석과 협력하길 바란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아울러 중국이 현재 자국 경제를 안정시키는 데 집중하고 있는 만큼 지금 당장 트럼프 행정부와 충돌하고 싶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백악관에 따르면 양 정상은 이번 주 후반 전화 통화를 가질 예정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3일(현지시간) 멕시코, 캐나다와 협상을 타결한 것과 달리 중국과의 협상은 훨씬 더 어려운 과정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펜타닐 등 불법 마약의 미국 유입에 중국을 비난하고 있으며 파나마 운하에 대한 중국의 개입도 지적했다. 그는 이를 "중국과 우리가 논의해야 할 또 다른 큰일"이라고 지칭하면서 "중국은 파나마 운하에 관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BBC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나치게 많은 것을 요구할 시 시 주석이 협상을 포기할 수도 있다고 짚었다. 지난 20년간 무역 의존도를 줄이고 국내 생산을 늘려온 중국은 트럼프 1기 행정부보다 경제적 자신감이 높아진 상태다.
중국은 현재 세계 120개국 이상의 최대 무역 파트너로 자리 잡았으며, GDP에서 수출·수입이 차지하는 비율은 37%로, 2000년대 초반 60% 이상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감소했다.
따라서 이번 10% 관세는 타격이 될 수 있지만, 중국이 이를 감내할 수 있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율을 인상할 수 있다는 불확실성 또한 남아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행정명령을 통해 향후 세율 범위와 수준을 추가로 확대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 뒀다.
그는 전날 백악관에서 취재진에게 "우리는 아마 24시간 이내에 중국과 대화할 것"이라면서도 "우리가 합의에 다다르지 못할 경우 중국 관세는 더 올라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이번 행정명령에는 세의 범위와 수준을 추가로 확대할 수 있는 조항이 포함되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