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팔 국가 수립 없이 이스라엘과 국교 안 맺어"
주변국도 우려…"강제 이주 시 분쟁 확산 위험"
◆…이스라엘 공습으로 파괴된 가자지구 북부 건물들 <사진 로이터>
사우디아라비아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가자지구 재건 계획에 강력한 반대를 표명했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 외교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 없이는 이스라엘과 관계를 정상화하지 않겠다"며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또한 팔레스타인 주민을 그들의 땅에서 몰아내려는 모든 시도를 거부하며, 이에 대한 입장은 협상 불가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외교부는 "왕국의 입장이 확고하고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 같은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가자지구를 미국이 소유해 재건하고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이주해야 한다는 계획을 밝힌 지 몇 시간 만에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회담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가자지구를 소유할 것이며 모든 위험한 불발탄과 기타 무기의 무력화를 책임지고 땅을 다지고, 파괴된 건물을 철거하고, 지역 주민에게 일자리와 주거를 무한정으로 공급하는 경제 발전을 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이주시키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그는 "지금 가자지구에서는 살 수 없다"며 "다른 대체 지역이 필요하며 사람들이 행복하게 지낼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바이든 전 행정부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이스라엘과의 관계를 정상화하는 데 힘을 쏟았으나 2023년 10월 가자지구 전쟁이 시작되면서 사우디아라비아 측은 이 문제를 보류하고 있다.
아울러 가자지구 주변 중동 국가 또한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계획에 우려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집트, 요르단, 아랍에미리트 등은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강제로 이주시킬 시 중동의 안정을 해치고 분쟁을 확산시킬 위험이 커진다고 경고한 바 있으며 그간 추진해 온 '두 국가 해법'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도 표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