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현대자동차]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차는 전 거래일 대비 3.01% 하락한 19만 9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기아(-0.74%), 현대모비스(-1.60%), 현대위아(-0.38%) 등 주요 자동차 관련 종목도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4일 백악관에서 열린 행정명령 서명식에서 "자동차 관세 부과 시점은 4월 2일 전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자동차 업계를 비롯한 글로벌 금융 시장이 즉각 반응했다.
현대차·기아, 10% 관세 시 4조 원대 손실 전망
17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자동차 수출액은 707억 8900만 달러였으며, 이 중 미국 수출액은 347억 4400만 달러로 전체의 49.1%를 차지했다. 현대차·기아가 97만 대, 한국GM이 41만 대를 수출하며 미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관세 부과는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해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은 트럼프의 발언 다음 날 자신의 SNS를 통해 "지난해 현대차그룹의 미국 내 생산량은 70만 대 이상"이라며 "디자인, 엔지니어링, 조립을 모두 미국에서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관세 부과 결정에 앞서 현대차의 미국 내 기여도를 부각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트럼프의 관세, 미국 자동차 업계에도 부담
트럼프 행정부의 자동차 관세 정책은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 자동차 업계에도 부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자동차 판매량에서 수입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GM 46%, 스텔란티스 45%, 포드 21%에 달한다. 기업들의 관세 부담이 증가하면 자동차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전체 시장이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짐 팔리 포드 CEO는 최근 한 콘퍼런스에서 "트럼프는 미국 자동차 산업을 보호한다고 했지만, 지금까지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은 커지는 비용과 혼란뿐"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발표된 이후 국내 자동차 관련주는 일제히 하락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1월 17일~2월 17일) KRX 자동차지수는 4.99% 하락하며 주요 업종 중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와 기관의 매도세가 두드러졌다. 이날 현대차의 외국인 순매도 규모는 809억 원으로 전 종목 중 가장 많았으며, 기관도 220억 원어치를 팔아치웠다. 반면 개인 투자자는 994억 원어치를 순매수하며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수입 자동차에 대한 관세 부과를 구체적으로 언급하면서 현대차, 기아, 현대모비스 등 관련 종목들이 영향을 받았다"며 "관세 부과가 현실화될 경우 추가적인 조정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최종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시행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하지만 한국 자동차 업계는 미국 내 생산 확대 및 대관 업무 강화를 통해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으며, 향후 미국과의 무역 협상에서 유리한 입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