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감독을 담당하는 금감원의 여전감독실은 2일 "신용카드 법규상 CMA를 신용카드 결제계좌로 연결하는데 대한 금지규정은 없으며 금융감독당국에서도 이를 금지해 온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카드업계의 설명은 다르다.
지난해 카드사 여러 곳에서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결제계좌로 CMA를 사용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 유권해석을 의뢰했으나 금감원에서는 '안된다'는 해석을 내놓았다는 것.
당시 금감원의 유권해석 결과에 따라 상당수 카드사는 신용카드와 CMA를 연계한 상품 출시를 계획했다가 이를 포기하고 대신 체크카드와 CMA 연계 상품 개발로 방향을 전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A카드사 관계자는 "유권해석을 의뢰할 때 성의있게 답변을 해 주면 좋을 텐데 질의할 때는 안된다고 해놓고 나중에는 입장을 뒤집어 황당한 경우가 종종 있다"고 토로했다.
금감원은 또 가상계좌 방식을 이용해 신용카드 결제계좌로 CMA를 쓸 수 있다는 사실도 전혀 알지 못하다가 언론의 지적이 있은 후 실태 파악에 나섰다.
그러나 이 역시 업계에서는 '쓸데없는 조사를 한다'는 반응이다.
B카드사 관계자는 "언론에 보도된 다음날 CMA를 결제계좌로 이용하는 회원 수를 조사하라는 공문이 왔다"면서 "가상계좌를 쓸 경우 결제계좌가 CMA인지 여부를 가려낼 수 없다는 점을 전혀 몰랐던 것 같다"고 실소를 금치 못했다.
이에 대해 금감원은 "CMA 결제계좌 이용회원 수는 파악하지 못했고 간접적인 현황만 알아봤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이런 일련의 상황이 금감원이 유권해석을 내릴 때 문서로 입장을 전달하지 않고 구두상으로 전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비단 카드뿐만 아니라 금융권 전반적으로 유권해석 의뢰시 금감원에서 문서로 입장을 남기지 않는 경우가 많아 나중에 입장을 바꿔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고 꼬집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