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현대판 봉이 김선달로 불리는 전직 세무서 국유지 담당공무원 이모(77)씨를 2차례 조사하고 이씨와 친익척들의 계좌추적에 나서 이들에 대한 사법처리 여부와 함께 국고 환수여부도 관심을 끌고 있다.
검찰은 이씨 일당이 특례매수나 토지환수보상을 통해 최소한 140억원대 가량의 부당이득을 취한 것으로 보고 수사하고 있다.
이씨는 국유지 매각업무를 담당하면서 71~74년 친인척 수십명의 명의를 도용하는 수법으로 3천578만평의 국유지를 불법 취득했고, 80년대에도 이와 비슷한 수법으로 1천186만평의 국유지를 추가로 불법 취득했다.
이렇게 이씨가 취득한 국유지는 4천765만평. 자그마치 여의도의 21배에 이르는 방대한 땅이다.
결국 꼬리가 길던 이씨는 수사기관에 적발됐고, 94년 대법원 판결을 통해 대부분의 땅을 잃고 7년간 복역한 후 지난 99년 출소했다.
그러나 검찰은 이씨가 출소 후 지인들과 짜고 미리 작성해 놓았던 전남 신안, 목포, 무안 등의 해당 국유지에 대한 허위 매매계약서 등을 이용해 정부에 특례매각 및 환수보상을 신청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특례매각과 환수보상은 정부가 이씨의 사기극으로 피해를 본 제3의 선의의 피해자에게 국유지를 싼값에 매각하거나 일정의 보상금을 주는 제도다.
하지만 이씨는 자신이 명의를 도용했던 친.인척 등에 대해서는 특례매각 및 환수보상이 금지돼 있다는 것을 알고 재경부에 '로비'를 시도해 결국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국유지 특례매각지침을 제정케 했다.
즉, 재경부 실무담당자는 2000년 4월 이씨 인척 35명 명의로 돼 있던 국유지와 국가명의로 돼 있는 토지도 특례매각이 가능하도록 지침을 새로 제정해 시달했던 것.
결국 이 공무원은 배임 등의 혐의로 구속됐고 현재 대법원 판단을 기다리고 있으나 이씨의 지인 등은 덕분에 그때부터 친인척 명의로 돼 있던 국유지를 하나씩 되찾기 시작해 결국 300여만평 가량의 국유지를 불법취득하게 됐다.
이씨는 "땅을 가진 사람들이 정당하게 신청해서 돈을 받았을 뿐이고 나와는 연관이 없다"고 검찰에서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으나 검찰은 이씨의 계좌와 이씨 지인들의 계좌를 비교한 결과, 보상금 사용처의 일부를 이씨가 사용한 정황을 포착해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이씨에 대해 처벌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건 국고 환수"라며 "관련 계좌가 수백여개에 이르고 있어 모두 검토하려면 상당한 시일이 걸릴 듯 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