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당시 폭행·가혹행위 인정”
김재규 유족 2020년 5월 재심 청구
◆…1979년 당시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왼쪽)이 박정희 전 대통령 시해 사건 현장 검증에서 상황을 재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고법 형사7부는 19일 내란목적 살인 등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은 김재규에 대한 재심을 개시하기로 결정했다. 1980년 김재규가 사형당한 지 45년 만, 유족이 재심을 청구한 지 5년 만이다.
김재규는 1979년 10월 26일 궁정동 안가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을 시해하고, 이듬해 5월 24일 사형됐다. 적용된 혐의는 '내란목적 살인'과 '내란수괴 미수'였다. 1979년 12월 4일 첫 재판 이후 보름 만에 사형 선고를 받았다. 대법원 판결은 1980년 5월 20일 내려졌다.
김재규 유족들은 2020년 5월 "당시 신군부의 불법 개입으로 재판이 정당하게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10·26 사건과 김재규에 대한 역사적 재평가가 필요하다"고 서울고법에 재심을 청구했다.
서울고법 재심 재판부는 재심 청구 4년 만인 지난해 4~7월 세 차례 심문 기일을 열어 재심 여부를 검토해왔다.
재판부는 "당시 계엄사령부 합동수사단 수사관들이 피고인을 수사하면서 수일간 구타와 전기고문 등 폭행과 가혹행위를 했음을 인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수사에 관여한 사법경찰관이 그 직무에 관한 죄를 범한 것이 증명되었음에도 그 범죄에 대한 공소시효가 완성돼 확정 판결을 받을 수 없는 때에 해당해 형사소송법이 정한 재심 사유가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