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尹 탄핵심판 10차 변론에 증인 출석
尹 측 "건강 악화로 계엄 당시 기억 정확한가"
조지호 “휴식 취하면서 조사 받아...섬망 없었다"
◆…조지호 경찰청장이 지난해 12월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이 막바지에 접어든 가운데 윤 대통령 대리인단이 암투병으로 탄핵심판에 출석하지 못했던 조지호 경찰청장에게 '섬망'(급성 혼란 상태) 증세 여부를 질문하며 진술의 신빙성을 흔들려는 의도를 내비쳤다.
윤 대통령 대리인단은 지난 20일 탄핵심판 10차 변론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한 조 청장에게 "검경 조사 당시 섬망 증세는 없었나"라고 질문했고, 조 청장은 "계속해서 휴식을 취하면서 조사를 받아 그 정도는 아니었다"고 부인했다.
혈액암으로 투병 중인 조 청장은 건강상의 이유로 두 차례 출석을 거부했다가 이후 헌재가 구인장을 발부하자 자진 출석했다.
윤 대통령 측은 조 청장의 건강에 문제가 있어 진술에 착오가 있을 수 있다는 취지로 질문을 이어갔다.
윤 대통령 측은 "수사기관 조사를 받을 때 건강이 더 많이 악화된 걸로 안다. 계엄 당시 상황을 명확히 기억하고 있느냐"고 묻자 조 청장은 "경찰에서 구속영장이 발부되고 나서 갑자기 페렴 증상이 와서 건강이 급속도로 나빠졌다"면서도 "섬망 증상이 있는 정도는 아니었다"고 선을 그었다.
현재 조 청장은 지난달 23일 보석 청구가 받아들여져 불구속 상태로 형사재판도 받고 있다. 이날 조 청장의 증인신문은 다른 증인보다 40분 정도 짧은 1시간20분 만에 끝났다.
앞서 조 청장은 검찰 조사에서 작년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 직후인 오후 11시 30분쯤부터 다음 날 오전 1시 3분쯤까지 윤 대통령으로부터 총 6차례 전화를 받았다고 진술한 바 있다.
그는 "포고령 1호를 근거로 대통령이 저에게 '조 청장 국회에 들어가는 국회의원들 다 잡아 체포해, 불법이야'라고 전화했다"며 "그 뒤에 다섯 번의 통화 역시 같은 내용이었고, 여러 번 전화에서도 똑같은 내용과 톤으로만 지시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