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커, 거래소 자산 9% 해당하는 14.6억달러 탈취
블록업체 분석업체들, 北 해킹조직 '라자루스' 지목
◆…사진=로이터통신
가상화폐 거래소인 바이비트가 사상 최대 규모인 14억6000만 달러(약 2조1000억원) 해킹을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21일(현지시간) CNBC 등에 따르면 블록체인 데이터 추적 플랫폼 아캄 인텔리전스는 엑스(X·옛 트위터)에 "약 14억 달러의 자금이 유출돼 여러 계정으로 이동하며 매각되고 있다"고 게시했다. 이번 사건은 2014년 마운트곡스(4억7000만 달러)와 2021년 폴리 네트워크(6억1100만 달러) 사건을 넘어선 역사상 최악의 해킹으로 꼽히고 있다.
바이비트 최고경영자(CEO) 벤 저우는 X에 "해커가 바이비트의 오프라인 이더리움 지갑 중 하나를 탈취했다"고 밝혔다. 이어 "다른 콜드월렛(오프라인에서도 사용 가능한 가상 지갑)은 모두 안전하다"며 "현재 미공개 파트너로부터 브릿지 론(초단기 자금)을 확보해 손실을 충당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약 162억 달러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바이비트는 일일 평균 거래량이 360억 달러(약 51조7860억원)에 달해 한때 거래량 기준 전 세계 2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번에 해킹당한 이더리움은 총자산의 약 9%에 해당한다.
블록체인 분석업체들은 이번 도난 사건과 관련해 해킹의 여러 특징 등을 근거로 북한 해킹 조직 '라자루스'의 소행이라고 추정했다. 파이어블록스는 "이번 해킹은 지난해 발생한 인도 가상화폐 거래소 와지르X와 대출 프로토콜 라디언트 캐피털에 대한 공격과 유사한 것으로 보인다"며 "두 사건 모두 북한 소행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엘립틱의 수석 과학자인 톰 로빈슨은 이메일을 통해 "우리는 이 자금이 다른 거래소를 통해 현금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소프트웨어에 도둑의 지갑 주소를 표시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최근 수년간 가상화폐 거래소 등에 대한 해킹을 통해 가상화폐를 탈취해 현금으로 세탁한 뒤 핵무기 개발 등에 사용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한미일 3국은 지난해 발생한 6억6000만달러(한화 9600억원) 규모 암호화폐 탈취 사건과 관련해서 북한 해커들을 비난한 공동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바이비트 대규모 해킹 소식에 이날 가상화폐는 일제히 하락했다.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이날 한때 9만5000달러 아래까지 떨어졌으며 이더리움, 엑스알피(리플), 솔라나, 도지코인도 각각 3~6% 안팎으로 급락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