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도로 위의 자동차, '세금(稅金)'싣고 달린다"

2005년 자동차 관련세수 26조원, 굴러다니는 '세원(稅源)'
자동차 등록대수 10년전 비해 2배, 세수규모 3배 증가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처럼 대한민국 '자동차 경제'의 규모도 몰라보게 성장해 있다. 외환위기를 겪으면서(1997년) 자동차 경제의 주도층(생산자)의 변동도 눈에 띄지만 가장 큰 변화는 역시 자동차와 관련한 일반적 '인식의 성장'이라고 볼 수 있다.

인식의 성장, 다시 말해 과거 자동차가 부의 상징(10년 전에도 이러한 인식이 많이 희석되어 있는 상태였지만)이라는 인식에서 하나의 '생활필수품'이라는 인식으로 성장했다는 것을 뜻한다.

현재 자동차가 만들어내는 경제의 규모, 즉 '자동차 경제'의 크기는 어마 어마하다. 자동차 등록대수는(2005년 기준) 1500만대를 훌쩍 넘어, 1600만대 '고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자동차 생산량은 연간 384만대로(2005년 기준)세계 5위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예나 지금이나 크게 달라지지 않는 것이 있다. '자동차=세금덩어리' 이라는 공식에는 조금의 흐트러짐도 없다. 국세·지방세 등을 합쳐 다종(多種)의 세금이 부과되는 자동차를 매개로 정부는 매년 엄청난 세수를 챙기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10년 전이나(혹은 훨씬 이전부터) 지금이나 달라지지 않은 것, 도로 위의 자동차는 '세금'을 싣고 달리고 있다는 '진리(眞理)'다.

□ 2005년 현재, 자동차 등록대수 1540만대=지난 2005년을 기준으로 전국에 등록된 자동차 등록대수는 총 1539만6715대다. 이 중에서 승용차가 1112만2199대였으며 승합차가 112만4645대,  화물차가 310만2171대 등이었다. 


자동차 등록대수는 올림픽이 열렸던 지난 1988년에 비해 8배 가까이 성장했다. 당시 자동차 등록대수는 203만5448대에 불과했다.

자동차 등록대수는 이후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 1997년 1041만3427대를 기록, 1000만대를 돌파한 이후 매년 수 십만대씩 증가, 2005년 1500만대 '고지'를 넘어서기에 이르렀다.

10년 전인 1995년 자동차 등록대수는 846만8901대로 2005년 현재에 비교해 절반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 예나 지금이나 '변화' 없는 자동차 '다(多)세금'=자동차 등록대수가 매년 급증, 하나의 생활필수품 정도로 인식되고 있는 현재에도 자동차에 대한 정부의 '다(多)세금' 정책에는 조금의 흐트러짐도 없는 것이 현실.

2005년 현재 자동차 관련 세금은 특별소비세(자동차 특소세, 유류특소세), 교육세(특소세 교육세, 유류특소세 교육세), 부가가치세(자동차 부가세, 유류부가세) 등 내국세와 취득세, 등록세, 자동차세, 자동차세 교육세, 주행세 등 지방세가 부과되고 있다(공채분 제외).


구입단계, 보유단계, 운행단계 별로 나뉘어 총 12가지의 세금이 과세되고 있다. 이 같은 다(多)세금 정책은 2, 30년 전 잡아놓은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채 현재에 이르고 있다.

특히 특소세와 부가세는 지난 1977년 7월 신설이후 30년 가까이 지속되고 있다(당시의 자동차는 '특별한 물품'에 속했다). 취득세는 1977년 1월, 등록세는 1979년 4월부터 부과되기 시작한 이래로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다.

자동차 등록대수 1500만대를 넘어선 현재, 더 이상 '특별'하다고 치부할 수 없는 자동차에 대해 특소세는 물론 과중한 세금족쇄를 채워 놓은 것은 '시대착오적 발상'이란 볼멘 소리가 나오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귀결.

결과적으로 자동차라는 물품은 달라지는 시대상황에 맞게 카멜레온처럼 변했지만 자동차 관련 세금은 시대상황의 변화상을 조금도 따라가지 못했던 것이다.

□ 세율은 Down, 세수는 Up=기본적인 세금체계는 변하지 않았지만 세부적인 세율체계는 시대변화에 수긍, 진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별소비세율 변천을 예로 들어보자.

자동차 특소세가 부과되기 시작한 지난 1977년 2000cc초과 자동차의 특소세율은 무려 40%에 달했다. 당시 특소세 구조는 ▲1500cc이하, 2륜 자동차 15% ▲1500∼2000cc, 4륜구동 JEEP 20% ▲2000cc초과 40% 등 3단계로 부과됐었다.

이 같은 '살인적' 세율은 자동차 등록대수 260만대를 돌파한 1989년 각각 10%, 15%, 25%(배기량 기준 다소 달라짐)로 낮아졌다. 1500∼2000cc자동차 세율의 경우 1982년 20%→15%를 내린 것이 그대로 적용됐다.


1996년에는 2000cc초과 자동차의 세율이 20%로 낮아졌고 2001년 7%, 7.5%, 10%로 또 다시 낮아졌다. 2003년에는 기존 3단계였던 배기량 기준을 2단계로 간소화 2000cc를 기준으로 이하 5%, 초과 10%의 특소세가 과세되고 있다.

이처럼 세율이 낮아지는 등 변화가 있었으나 자동차를 매개로 한 정부의 세수입은 해마다 증가했다. 이는 내수와 보유대수 증가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되며 그만큼 자동차가 과거와는 달리 (경제적 측면의)활동량이 증가했기 때문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 등의 자료에 따르면 10년 전인 지난 1995년 자동차 관련 세금의 규모(특소세, 유류세 등 총합)9조8918억1700억원 수준이었으나 매년 신장세를 거듭(교통세 신설 등 요인 포함)2005년 현재 26조3424억원 수준으로 3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