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4년 말 대전지방국세청장을 끝으로 공직에서 퇴임, 세무사 업계에 발을 들여놓은 조 당선자는 단 2년여만에 7500명 세무사들의 대표자로 우뚝 섰습니다.
선거전이 개시되기 이전 조 당선자의 '승리'를 예상한 이들은 그리 많지 않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다른 후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인지도' 때문이었지요.
이번 선거가 과거의 경우와 같이 정책선거가 아닌 인지도 선거 양상을 보였다면 아마 '세무사회장 조용근'은 없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본게임에 접어들자 자타공인 '마당발' 조용근의 힘은 엄청난 위력을 발휘했고, 결국 당선의 열매를 낳게끔 했습니다.
지난 2월 28일 늦은 저녁 짙게 깔려 있던 긴장의 침묵을 깨고 조 당선자의 당선이 확정·발표되는 순간, 조 당선자의 입에서는 아무런 말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눈가에는 감격의 눈물이 맺혀 있었습니다.
□ '조용근'의 반란(反亂)-세무사 업계에 몰아치다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하기 이 전으로 시계를 돌려보면 조 당선자의 당선 가능성을 점치는 분위기는 많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많은 세월을 세무사 업계에 몸담아 온 낙선한 두 후보에게 눈길이 쏠렸던 것이 사실입니다.
세무사 개업 2년에 불과한 조 당선자의 낮은 인지도 때문이었지요. 낮은 인지도는 과거 세무사회 선거양태에 비춰볼 때 '치명적 약점'으로 부각될 가능성이 많았습니다.
회원들은 물론이거니와 심지어 세무사회 선거에 관심을 가지고 있던 유관기관(재경부, 국세청을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관계자들조차 '조용근'이라는 이름 석 자에 생소함을 가지고 있었을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조 당선자는 이 약점을 극복했습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조 당선자의 당선은 하나의 '이정표'로 남을 것으로 보입니다. 과거 인지도와 인정(人情)에 치우쳤던 세무사회 선거양태의 변화, 정책과 인물의 '승부'로 전환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 조용근의 2463표‥'기삼운칠(技三運七)' =조 당선자의 당선을 사자성어로 표현하면 기삼운칠(技三運七)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번 선거에 투표권을 가진 유권자 수는 총 7225명이었고 이 중 유효투표수는 5024표였습니다. 이 가운데 조 당선자의 표수는 2463표.
조 당선자의 2463표는 큰 울타리에서 보면 '네거티브'를 과감히 버리고 정책과 인물됨을 내세운 '승부수'가 맞아떨어지면서 얻어진 표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징계양정규정 완화·5억 미만 외부조정대상 복원 등 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마당발'의 힘이 필요하다는 세무사회원들의 현실적 인식이 결합되면서 만들어진 것이라 분석되고 있습니다.
여기까지는 '기(技)'에 속하는 부분이며 당선의 결정적 영향을 미친 부분이라고 볼수 있습니다.
다음은 '운(運)'. 최대 격전지였던 서울회 선거에서 당초 정구정 후보의 '표밭'이라 점쳐 졌던 젊은층의 모습은 그다지 많지 않았습니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날짜'와 '날씨'의 영향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어 눈길을 끕니다.
월 말이었다는 점(28일), 다음 날인 3월1일이 휴일(삼일절)이어서 젊은층들의 참석율이 낮았을 것이란 분석입니다. 또한 투표당일 초봄처럼 춥지도 덥지도 않은 선선한 날씨도 젊은층의 참석율을 떨어뜨렸을 것이란 풀이입니다.
확인되지 않은 '우스갯 소리'에 속할 법하지만 미묘하게 나마 날짜와 날씨의 '운'은 조 당선자에게 쏠려 있었고 결국 당선의 영광까지 안겨 주었던 것이지요.
또 한 편에서는 서울회 선거에서 젊은 층의 '이탈'을 달리 풀이하는 말도 있습니다. 특히 최대 현안 중 하나였던 징계양정규정이 정구정 후보의 회장 재직시절(2003년) 오히려 강화됐다는 사실에 실망, 투표권 행사를 포기했다는 소식도 들려오고 있습니다.
어떤 요인이 됐건 간에 젊은 고시출신 세무사들의 힘을 빌고 있던 정구정 후보 입장에서는 '악재'가 겹쳐 버린 셈이었습니다.
□ 참모진의 승리‥임심(林心)의 짙은 그림자 =조 당선자를 있게 만든 요인 중 하나로 참모진의 힘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일단 세무사 회장의 뜻을 품었다가 고배를 마신 뒤 '은거'해 있던 정영화 세무사가 선대본부장으로 캠프에 참여, 조 당선자에게 큰 힘을 실어줬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뜻하지 않았던(?) 정 세무사의 투신은 조 당선자의 '능력'과 '포용력'을 보여준 한 예였던 것이지요.
아울러 지역과 성향, 능력을 고려한 부회장 진용(임정완, 황정대, 임채용)구성도 승리의 원동력으로 작용했습니다.
여기에 또 한 가지 무시 못할 요인, 바로 임심(林心)의 확보였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