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전군표 국세청장이 후배들에 대한 교육 즉 향후 국세청을 이끌어 갈 인재양성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관리자들 모두가 후배 직원들의 '멘토'가 되자고 역설하고 있다는 것. 전 청장이 국세청의 '백년지대계'를 세우고 밀어 붙이는 것일까.
어느기관을 막론하고 교육은 중요하다. 더욱이 국세청은 매년 무더기로 바뀌어 내려오는 각종 세법을 숙지하지 않고는 업무집행이 불가능한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국세청은 국세공무원들의 직무교육을 위해 따로 교육원까지 운영하고 있다.
그런데도 전군표 청장의 최근 행보를 보면 '(직원들의)교육에 모두 걸기(올인)'를 한 것처럼 보인다. 최근 전 청장이 강조하는 교육은 당장 필요한 직무교육도 있지만 국세청의 백년대계를 염두에 둔 '전인교육'을 강조하는 듯 싶다.
전 청장은 지난 연말 지방청장급 인사에서 그동안 한직(限職)으로 여겨졌던 교육원장 자리에 있던 인물을 곧바로 지방청장으로 발탁했었다. 여기에 더해 앞으로 교육원의 우수 교육요원에 대해서는 보직우대 등 최대한의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최근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전 청장이 가지고 있는 교육에 대한 열정이 얼마만큼 강한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라는 풀이다.
또한 얼마 전에는 이례적으로 9급 신규직원 수료식과 여직원 연찬회까지 참석, 특강을 마다하지 않았다고 한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지난주에는 '교육이론'까지 무장해 관리자들에게 교육의 중요성을 설파했다고 한다. 다름 아닌 '콩나물 이론'과 '학습된 무기력(Learned helplessness)' 이론.
콩나물 시루에 물을 주면 처음에는 밑빠진 독에 물을 붓는 것 같지만 시간이 흐르면 콩나물이 조금씩 자라나는 것처럼, 사람도 꾸준히 교육과 사랑을 받으면 서서히 성장해 나간다는 이론.
지금 당장은 성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관리자들이 후배들에게 따뜻한 사랑과 정성을 계속해서 쏟으면 머지않아 국세청의 기둥으로 훌륭히 성장할 수 있다는 것.
이어 국세청에서 20년~30년을 지낸 간부들이 그동안 학습된 무기력 상태에 빠져 전례를 답습만 일삼고 정형화된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냉철히 되돌아 봐야 한다며 '학습된 무기력'론으로 간부들에게 '채찍'을 가했다고 한다.
전 청장은 그동안에도 국세청이 세계 초일류 세정의 비전을 이루고, 세계 초일류 세무공무원이 되기 위해서는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부분이 후배들에 대한 교육과 미래의 인재양성이라고 강조해 왔다.
최근 들어 전 청장의 이런 교육에 대한 열정을 보면서 지난 90년대말 국제조세전문요원을 양성해야 한다고 외치며 국제조세분야의 교육을 강화했던 한 전임 청장의 열정이 새삼 떠오른다.
지난해 '먹튀'논란을 불러일으켰던 외국계펀드에 대한 세무조사때 강한 자신감을 보여주었던 국세청장의 뒤에는 당시 훈련되어졌던 훌륭한 국제조세전문가들이 있었기 때문이었으리라.
'백년지대계'인 교육을 강조하는 이들 전·현직 국세청장들은 아마 '세상을 움직이는 것은 사람이지만 그 사람을 움직이는 것은 교육'이라는 진리에 푹 빠져있는 듯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