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계 최대 관심사인 자본시장통합법 제정을 둘러싸고 정치권의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재정경제부가 은행의 고유권한인 지급결제 업무를 제2금융권인 증권사에 까지 허용하는 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지자 한나라당 일각에서 제동을 걸고 나온 것.
경제관료 출신의 이종구(李鍾九) 의원 등 한나라당 의원 12명은 14일 증권사에 대한 지급결제 허용을 유보하는 내용의 자본시장통합법 수정안을 발의했다.
이 의원 등은 "증권사의 지급결제 허용은 단순히 업무영역 다툼을 넘어 국가의 핵심시스템 중 하나인 지급결제 제도의 안정성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강조하고 "지급결제는 최대한 신중하고 안정적으로 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무리해서 증권사에 지급결제를 허용하는 경우 부작용이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나아가 증권사의 겸영 허용에 대해서도 일정한 선을 긋고 나왔다. 투자매매업과 투자중개업을 하는 증권사가 집합투자업을 하는 자산운용회사(집합투자업)를 겸업하는 것을 명시적으로 제한하도록 한 것. 이 의원측은 "겸영시 이해 상충의 소지가 매우 크기 때문에 선진국에서도 겸영하는 사례가 거의 없다"고 밝혔다.
열린우리당 일부 의원들도 증권사의 지급결제 허용에 대해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박영선(朴映宣) 의원측은 "증권사가 지급결제 업무를 취급하거나 겸영을 허용하는 것은 은행 고유의 영역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조만간 수정안을 발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4월 임시국회가 정상화돼 소관 상임위인 국회 재정경제위가 소집될 경우 자본시장통합법 제정문제를 놓고 상당한 논란이 불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 의원 등이 발의한 자본시장통합법 수정안에는 금융감독위원회와 증권선물위원회의 각종 조치와 처분결과, 조사결과 위반사항에 대한 정보공개를 확대하는 내용도 포함돼있어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