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동아제약이 부자(父子)간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와중에 최근 한미약품 임성기 회장이 궁지에 몰려있는 동아제약 강신호 회장에게 양사의 주식 300억 원 어치씩을 서로 교환하자고 제의, 이로 인해 한미약품이 동아제약을 인수합병(M&A)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풍문이 나온 뒤여서 더욱 궁금증을 낳고 있다.
현재 한미약품은 동아제약 주식 6.27%를 보유하고 있는 주요 주주이며, 주식 맞교환이 이뤄질 경우에는 지분을 추가로 확보, 동아제약 지분이 10%를 넘어서게 된다.
한미약품은 16일 정기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열어 장안수 사장을 신규 등기 이사로 임명하고 새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장 사장은 동아제약 부사장을 지냈으며, 이후 2006년 4월 상임고문으로 한미약품으로 자리를 옮겼고, 올 1월 사장 자리에 올랐다.
그는 특히 동아제약 유충식 전(前) 부회장의 오른팔로 불리던 인물이었다. 유 전 부회장은 오랫동안 강신호 동아제약 회장과 호흡을 맞추다 최근 갈라선 뒤 강 회장의 둘째 아들 강문석 수석무역 부회장과 손을 잡고 동아제약 경영복귀를 꾀하고 있다.
장 사장이 대표이사가 된 데 대해 한미약품 측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동아제약 M&A설과의 연관성을 부인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회사에는 대표이사 회장 1명과 대표이사 사장 2명 등 대표이사가 3명 있고, 단지 이 중에서 대표이사 사장 1명이 바뀌었을 뿐 이번 인사에 별다른 뜻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미약품 측의 설명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분위기가 제약업계 일각에서 감지되고 있다.
오랫동안 동아제약에 몸담으면서 그 내부를 속속들이 파악하고 있는 장 사장을 동아제약의 경영권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전면에 내세운 데는 뭔가 '특별한 의미'가 있을 것이라는 것이다.
한편 한미약품은 이날 주총에서 현금 25%(주당 625원)의 배당을 의결했다. 또 임기만료된 임성기 회장과 정지석 부회장, 이창현 부사장을 재선임했다. 아울러 고성수 인터캐피탈 대표를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으로 유임시키고 장지용 이성인터내셔날 대표를 사외이사로 새로 영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