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한미 FTA 타결에 즈음해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이란 제목의 특별담화문을 발표하고 "(법률, 회계 부분 개방확대는) 고학력 일자리를 늘릴 수 있고 부가가치가 높은 고급 서비스업 분야의 경쟁력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노 대통령은 또 "교육, 의료 시장은 전혀 개방이 되지 않았고, 방송 등 문화산업 분야도 열리지 않았다"면서 "문화산업도 이제 세계를 상대로 경쟁해야 한다. 세계 중에서도 미국과 경쟁해 살아남아야 최고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노 대통령은 "이 분야에 관해서는 우리 협상팀이 방어를 너무 잘한 것 같다"면서 "칭찬을 할 일이긴 하나 솔직히 불만스럽다. 아마 비준의 어려움을 고려해 그렇게 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 "농업·제약 어려움 있겠지만 정부가 돕겠다"
노 대통령은 농업과 제약분야에 대해선 다소 걱정 어린 말을 꺼냈다. 노 대통령은 "(한미 FTA 타결로) 어려움을 겪어야 하는 국민들도 있을 것"이라며 "그 대표적인 분야가 농업"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그러나 우리는 협상에서 농민들의 이익을 최대한 보호하려고 노력했고 대부분 협상결과에 반영되었다"면서 "만약 수입물량이 늘어 소득이 줄면 국가가 소득을 보전해 주고, 부득이 폐업할 경우에는 폐업보상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노 대통령은 "제약산업도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시야를 달리해 보면 우리 제약업도 언제까지 복제약품에만 의존하는 중소업체로 남아있을 수는 없는 일"이라며 "우리 제약업계도 새로운 환경을 기회로 삼아 연구개발과 구조조정을 통해 경쟁력을 높여 나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 "줏대·애국심·자존심 없는 그런 정부 아니다"
노 대통령은 한미 FTA 반대자들에게도 일침을 가했다. 노 대통령은 "그동안 '미국의 압력'이라는 얘기가 난무했고, 길거리에서도 심지어 '매국'이라는 용어까지 등장했다"면서 "분명히 말하지만 우리 정부가 줏대도 없고 애국심도 자존심도 없는 그런 정부는 아니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거듭 말하지만 한미 FTA는 시작 단계부터 우리가 먼저 제기하고 주도적으로 협상을 이끌어 낸 것"이라며 "개인적으론 아무런 이득도 없다. 오로지 소신과 양심을 가지고 내린 결론이며 정치적 손해를 무릅쓰고 내린 결단"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또 "협상 과정에서 정부는 찬반 양쪽 의견을 협상에 최대한 반영하기 위해 노력했다"면서 "찬반이 뜨거웠기에 협상의 결과가 더 좋아졌을 것이다. 그 뿐이 아니라, 반대하신 분들의 주장이 우리의 협상력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노 대통령은 "물론 앞으로도 치열한 반대가 있을 것이다. 다만 저는 반대하는 분들에게 요청드리고 싶은 것이 있다"면서 "객관적인 사실에 근거해 합리적으로 토론에 임해 달라"고 당부했다.
□ "욕심에 좀 모자라도 노력하면 극복해 나갈 수 있다"
이와 함께 노 대통령은 국민들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노 대통령은 "앞질러 가기 위해서 뿐만 아니라 뒤쳐지지 않기 위해서도 우리는 도전해야 한다"면서 "FTA는 바로 그 도전"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또 "우리는 어떤 개방도 충분히 이겨낼 만한 국민적 역량을 가지고 있다"면서 "과거 개방 때마다 많은 반대와 우려가 있었지만 한번도 실패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노 대통령은 "우리가 하기 나름이다. 아무리 FTA를 유리하게 체결해도 노력하지 않으면 경쟁에서 앞서갈 수 없고 욕심에 좀 모자라더라도 우리가 노력하면 얼마든지 극복해 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