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이 많은 기업(법인)들의 공격적인 세무계획이 조세의 수평적 형평성을 저해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또한 가산세와 세무조사가 수평적 불공평성을 높이는 요인이 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최원석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와 백경엽 연구원은 6일 세무학회가 주최하는 '2007 춘계학술발표대회'에 앞서 내놓은 자료를 통해 "소득이 높은 법인들은 다양한 세무계획을 할 수 있는 능력과 기회를 갖고 있어 세무계획을 실시하지 않는 법인들과 비교할 경우 조세부담의 차이가 커지게 돼 수평적 불공평성이 커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논문에서 "소득이 많은 법인들은 회계법인과 법무법인 등에서 제공하는 공격적인 세무계획방법을 이용, 동일한 소득그룹 내에서도 세무계획을 실시하지 않은 법인과 비교할 경우 조세부담의 차이가 커지게 된다"면서 "소득이 낮은 그룹도 세무계획을 실시하는 경우가 있으나, 소득이 높은 그룹의 경우 조세부담액의 표준편차가 더 크게 나타나므로 수평적 불공평성이 커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즉 소득이 높은 집단에서는 세무계획을 실시할 정보나 능력이 소득이 낮은 집단보다 훨씬 높기 때문에 소득이 높은 집단으로 갈수록 동일한 부담능력을 가졌다 하더라도 부담세액의 차이가 커지게 돼 수평적 공평성을 저해한다는 것.
이어 이들은 "수평적 불공평성을 높이는 또 다른 원인으로 법률에서 정하는 제반의무를 이행하지 않음으로 인한 가산세를 들 수 있다"면서 "가산세를 부담하는 법인과 가산세를 부담하지 않는 법인의 경우에도 조세부담의 차이가 발생하는데, 소득이 높은 그룹의 경우 그 격차가 더 커지게 됨으로써 조세부담의 수평적 불공평성이 더 커지게 된다"고 밝혔다.
또한 "세무조사를 받은 법인과 그렇지 않은 법인을 수평적 불공평성을 높이는 원인으로 들 수 있다"면서 "세무조사를 받은 법인이 추징세액을 납부하게 되면, 추징세액을 납부하지 않은 법인과 비교해 세 부담에 차이가 발생하므로 그룹 내에서의 수평적 불공평성은 높아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는 소득이 많은 법인일 수록 세무조사를 통해 납부하게 되는 추징세액이 많아져 그로 인해 그 법인이 속해 있는 그룹의 수평적 공평성이 악화된다는 것이다.
이번 조사는 법인조세부담의 수평적 공평성 측면을 조사하기 위해 270개의 법인들을 소득금액 기준에 따라 10개의 그룹으로 구분한 후, 각 소득 그룹간 수평적 공평성을 측정하는 방법인 전통적인 변동계수와 새로운 변동계수비율을 통해 비교·분석했다고 밝혔다.
이번 논문은 해당 기업의 조세부담이 비슷한 소득수준의 다른 기업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불리하다고 판단될 경우 정책당국에 그 시정을 요구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