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에게 총무과장을 첫 보직으로 준 이유는 "너희는 관리자인 만큼 일반 직원들과는 다르다. 총무과장을 하면서 사람을 관리하는 일부터 배우라"는 것이지요. 이들은 '성골출신'으로 처음부터 귀족대접을 받은 것입니다.
국세청은 올해 행시출신 수습사무관을 7명 받았습니다. 당초 17명을 요청했지만 7명밖에 지원하지 않아 국세청으로서는 행시출신 사무관들의 품귀현상을 겪을 수 밖에 없습니다.
이에 따라 당연히 예상되는 일은 이들 새내기 사무관들이 '귀족 중의 귀족' 대접을 받을 것이라는 것이지요.
그런데 예상을 깨고 이들은 귀족은 커녕 일반 직원들과 똑같은 '대접'을 받고 있어서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전군표 국세청장이 지난 10일 수습사무관 7명 전원을 서울지방국세청 조사국에 배속, 앞으로 석달간 일반직원들과 똑같이 일선실무를 익히게 했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앞으로 한 달간 조사2국에서 그리고 그 이후에는 조사1국으로 옮겨 두 달 등 모두 석 달 동안 일반직원들과 섞여 실질적인 조사업무를 경험하게 됩니다.
전 청장은 이들 사무관들에게 현장의 조사업무를 경험하고, 능력 있는 상급자의 노하우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해 직무능력을 향상시키겠다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즉 뭔가를 알고서야 일선세무서 초급관리자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 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사람관리를 제대로 하려면 직급만 가지고 할 것이 아니고, 직원들이 무슨 일을 어떻게 하는 지부터 제대로 파악해 보라는 것이지요.
아무것도 모르고 처음부터 관리자가 된다면 고양이 수준을 벗어나기 힘들지만, 이 과정을 거치면 진정한 호랑이로 거듭날 것으로 전 청장은 믿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일선에 배속된 지 사흘째인 12일 실제로 이들은 일반직원들과 하등 다를 바 없이 조사현장에 투입된 것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서울청 간부는 "비록 사무관 신분을 가지고 시한을 두고 조사국에 배속됐지만, 이들에게 조사반의 일원으로 실제 조사에 참여시키고 있다"며 "배속된 기간 동안 구체적인 임무도 부여하고 조언도 해서 장차 국세청을 이끌 막강한 관리자로 키우겠다"고 말했습니다.
이들이 진정 호랑이로 커가는 것을 보는 것도 새로운 국세행정의 관전 포인트가 되지 않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