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만장자 '기업사냥꾼' 칼 아이칸(71)이 세계 2위 휴대전화 제조업체 모토롤라의 이사회 입성을 위한 주주총회 '위임장 전쟁'을 가속화하고 있다.
아이칸은 지난 13일 공개된 편지에서 모토롤라 주주들에게 "소극적이고 반동적인" 현 이사진이 모토롤라의 경영난에 일부 책임이 있다며 자신의 이사회 진출을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모토롤라의 지분 2.9%를 확보한 아이칸은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도 제출한 이 편지에서 "주주 모두가 모토롤라 이사회에 발언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주총 위임장 대결을 통해 이사로 선출되는 데 필요한 시간과 노력, 돈을 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사들의 최우선 과제는 모토롤라가 처한 경영상의 문제들을 책임 있게 해결할 수 있는 경영진을 갖추도록 하는 것"이라며 "내가 이사로 선출되면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음 달 7일 열리는 모토롤라 연례 주총에서 이사로 선출될 경우 자신이 맡고 있는 상장사 이사직을 6개 미만으로 줄이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모토롤라 이사회가 현재 사업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 오류들을 피하도록 회사를 도왔어야 했으며 적어도 문제들이 무엇인지 확인하고 해결책을 마련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현 모토롤라 경영진은 아이칸이 이사가 될 수 있는 자격을 갖추지 못했다며 그의 이사회 진출 시도를 봉쇄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에드 잰더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와 새뮤얼 스콧 3세 선임이사 등은 지난 13일 주주들에게 보낸 편지를 통해 아이칸이 테크놀로지 외의 업종에서 획득한 자격이 모토롤라 이사회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그저 위임장 대결을 피하기 위해 그를 이사로 선출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이들은 "이사회 지명자들은 일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주주들에 대한 자신의 의무를 뚜렷이 알고 있는 사람들"이라며 "이들은 경영진과 함께 주주 가치 향상 전략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있으며 목표에 걸맞은 변화를 이룩하는 데 적극적"이라고 주장했다.
아이칸은 지지 세력과 함께 최근 시가 12억 달러 상당의 모토롤라 주식 6천800여만 주를 매입했다.
모토롤라는 오는 18일 1.4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