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기업으로부터 대를 이어 뇌물을 수수한 각기 다른 세무서 세무공무원들이 검찰로부터 무더기로 실형을 구형받았다. 최고 6년.
8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 23부(민병훈 부장판사)에서 열린 세무공무원 뇌물수수 공판에서 검찰은 지난 2001년 구조조정 전문기업 '윈앤윈21'로부터 세무조사의 수위를 낮춰주는 대가로 1억원의 뇌물을 수수한 당시 영등포세무서 세무공무원 이某씨에게 특가법상 뇌물죄를 적용, 징역6년과 추징금 9000만원을 구형했다.
검찰은 또 이씨와 같은 세무서 직원이었던 홍某, 류某씨에게도 같은 혐의로 홍씨에게는 5년의 실형과 4800만원의 추징금을, 류씨에게는 2년6월의 실형과 2000만원의 추징금을 구형했다.
검찰은 또한 지난 2004년에도 같은 회사인 윈앤윈21로부터 세무조사의 원만한 마무리에 대한 대가로 2000만원의 뇌물을 수수한 당시 역삼세무서 조사과 직원 이某씨에게 징역 2년과 추징금 2000만원을 구형했으며, 이들에게 뇌물을 제공한 기업대표 강某씨에게는 징역 10월을 구형했다.
검찰에 따르면 윈앤윈21은 지난 2001년 30억원의 설립자본금을 증자하는 과정에서 대표이사인 강某씨가 아닌 여러개의 차명으로 명의신탁한 사실이 있으나 당시 세무조사에서는 세금이 추징되지 않았고, 2004년 주식이동에 대한 세무조사에서 증여세 등 4억1600만원의 세금이 추징됐다.
이날 재판에는 2001년과 2004년 각각 두 번의 세무조사가 실시될 당시 윈앤윈21의 이사로 재직했던 김某씨와 임某씨가 증인으로 출석해 당시 상황을 증언했다.
김씨는 검찰심문에서 “영등포 소재 某 빌딩지하주차장 등에서 담당세무공무원이었던 이씨에게 두 차례에 걸쳐 1억원을 전달했다”고 진술했다.
김씨는 또한 “이씨가 형편이 좀 어려우니 1억원 정도 도와달라고 했다”고 대답했다.
이에 대해 이씨와 변호인은 “돈을 받은 것은 인정하지만 먼저 금액까지 정해서 돈을 달라고 한적은 없다”며 “세무공무원이 금액을 명시하면서까지 돈을 요구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김씨는 “정당하게 처리된 세무조사에 대한 대가로 1억원은 너무 크지 않은가”라는 변호인의 질문에 “크다고 생각하지만 기업의 입장에서 세무공무원이 요구하는 돈을 거절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2004년 당시 이사였던 임某증인도 “역삼세무서 조사 담당인 이某씨에게 어떻게 인사를 할지 묻자 세액의 3~4%정도로 이야기 했다”고 밝혔다.
이날 재판에서 피고인들은 모두 돈을 받은 사실과 금액에 대해서는 인정하고 있으나 먼저 달라고 요구한 것인지, 아닌지에 대한 공방이 이어졌다.
재판관은 일단 피고인들이 뇌물 수수사실을 기본적으로 모두 인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변론을 종결했다.
이들에 대한 최종 선고일은 오는 22일이다.
